[설왕설래] 셰일오일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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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오일은 한때 세계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꾼 마법의 자원으로 불렸다.
셰일오일 생산량은 2000년 100만배럴 미만에서 해마다 늘어 2019년 800만배럴로 불어났다.
셰일에너지 채굴은 지구 내부의 단단한 암석층을 파괴해 지진을 유발하고, 메탄가스 유출이나 지하수 오염 우려도 크다.
통상 셰일오일의 생산비용은 배럴당 45달러인데 지난해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120달러에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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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혁명 때문에 중동 석유패권 시대도 종언을 고하는 듯했다. 셰일오일 생산량은 2000년 100만배럴 미만에서 해마다 늘어 2019년 800만배럴로 불어났다. 세계 원유 생산량의 8%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그사이 국제유가는 급락했고 2020년에는 배럴당 40달러 이상의 웃돈을 얹어 파는 이상한 일까지 벌어졌다. 셰일업계와 중동 산유국들이 시장지배력을 키우는 치킨게임에 돌입한 탓이다. 많은 산유국이 재정난에 허덕였고 러시아는 2015년 국가부도위기에 처할 정도였다.
저유가는 셰일업계에도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셰일에너지 채굴에는 많은 비용이 드는데 채산성 악화로 문을 닫는 기업이 속출했다. 셰일유정을 시추하는 굴착기가 2014년 1840개에서 2020년 300개 이하로 줄었을 정도였다. 환경규제도 셰일업계를 고사 위기로 내몰았다. 셰일에너지 채굴은 지구 내부의 단단한 암석층을 파괴해 지진을 유발하고, 메탄가스 유출이나 지하수 오염 우려도 크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세일업계가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고 한다. 파산 위기에 처했던 미 최대 셰일업체인 체서피크에너지는 작년 9개월 동안 13억달러의 수익을 냈다. 고유가 덕에 가격경쟁력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통상 셰일오일의 생산비용은 배럴당 45달러인데 지난해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120달러에서 움직였다. 이제 셰일오일과 석유가 과거와는 달리 공생관계를 형성하며 화석연료의 전성기를 주도하는 형국이다.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야욕과 광기 탓에 인류와 지구는 얼마나 더 고통을 겪어야 할지 가늠하기 힘들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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