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겨냥 “사적 복수에 공적 권한 쓰면 도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없는 사건을 만들어 정적 제거하라고 권력을 줬느냐”며 “사적 복수에 공적 권한을 사용하면 도둑이지 공무원이겠느냐”고 말했다.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다음 날 이번 수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복수’라고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계양을)가 있는 인천의 모래내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재명을 지키는 것이 여러분을 지키는 방법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인천시당에서 가진 당 최고위 회의에선 “검찰 정권의 폭력적인 왜곡·조작 시도에 굴하지 않겠다”며 “검찰이 어떤 모략과 날조를 해도 결국 국민과 역사는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에서 이 대표에게 적용한 제3자 뇌물죄 혐의가 왜곡과 날조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4년 중임제 개헌’을 제안하며 검찰 수사에 집중된 분위기 전환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당 최고위원들도 “조선시대 사화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잔인함과 악랄함, 비열함의 종합선물세트”(정청래 최고위원), “검찰이 야당 탄압하는 용역 깡패 역할을 자처했다”(장경태 최고위원)고 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 대표 관련 수사 상황이 언론에 보도되자 논평에서 “검찰은 야당 대표를 욕보이려는 저열한 언론 플레이를 그만두라”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도주라든가 증거인멸 우려가 전혀 없다”며 “그러니까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 소환 조사와 맞물려 1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청한 데 대해 “방탄 국회” 비판이 나오자 반박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선 이 대표의 과거 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변호사비를 대납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8개월 해외 도주 끝에 검거되는 등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계속되는 데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민주당을 방패로 쓰려고 해도 ‘사법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어제 이 대표 출석하는 것을 봤나, 무슨 독립 투사인가 민주 투사인가”라며 “지도부 다 끌고 와 세를 과시하고 검찰 가서는 한마디도 이야기 안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국회부의장인 정우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충격적인 ‘마피아식 검찰 출두’”라며 “민주당이 이재명 사당(私黨), 방탄 정당을 자인한 추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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