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위험 못 낮춰' 대장내시경 무용론에…네이처 "해석 오류" 반박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2023. 1. 1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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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내시경 안해도 사망 위험 비슷' 노르웨이 연구팀 결과 놓고 내시경 효용성 논란
다만 대장내시경만 정답은 아냐…직장내시경도 효과 좋고, 검사법보다 '실제 검사 여부' 중요
ⓒ News1 DB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대장내시경이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이는데 큰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에 대해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잘못된 해석'이라는 다른 전문가 의견을 들어 반박했다.

네이처는 10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가장 유망한 암 검진 절차 중 하나인 대장내시경의 효용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지만, 연구 결과를 면밀히 살펴보면 다른 결론이 나온다"고 밝혔다.

네이처가 언급한 연구 결과는 지난 2022년 10월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병원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한 연구 논문을 말한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10년간 노르웨이, 폴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지역 55~64세 성인 8만4585명을 대상으로 대장내시경의 효과를 관찰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를 두 집단으로 구분해 한 집단에만 대장내시경을 받게 한 뒤 사망률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대장내시경을 받은 집단은 그렇지 않은 대조군 집단보다 대장암 발병 위험이 18% 정도 낮았다. 대장내시경 집단에서 대장암 발병 위험은 약 1%였지만 대조군은 1.2% 수준이었다. 사망 위험은 비슷했다.

이는 대장암 진행 위험을 낮추는 대장내시경의 효용성을 부정하는 의미여서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제이슨 도미니츠 미국 워싱턴대학교 교수 겸 미국 보훈처 대장암 검진 프로그램 책임자는 네이처에 대장내시경 검사 집단 중 실제로 내시경 검사를 받은 참가자는 42%에 불과했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만약 대장내시경 집단에서 100% 내시경 검사를 했다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31% 더 감소하고 사망 위험도 대조군의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대장암을 주제로 한 연구에서 10년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에이미 크누센 미국 매사추새츠종합병원 겸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추적 관찰 기간이 길수록 대장내시경 검사의 영향이 증가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재 노르웨이 연구팀은 임상시험 참가자에 대한 관찰을 계속하고 있다.

지역적인 특색도 고려돼야 한다. 도미니츠 교수에 따르면 오슬로대학 연구팀의 연구에서 대장내시경 검사 중 점막이 돌출된 폴립(용종)이 발견된 비율은 25% 미만이었다. 일반적으로 폴립이 발견되는 경우는 50% 이상이다. 또한 스웨덴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장암 발병 비율이 낮은 국가 중 하나이다.

한편 네이처는 대장내시경 외에도 대장암을 선별할 수 있는 다른 검사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검사법에 따라 장단점이 다른 만큼 한 가지 검사법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령 대장내시경은 암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확률은 높지만 전날 금식해야 하고 합병증 발병률이 높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대장내시경 1만번 중 평균 3번 천공이 발생한다.

2021년 미국질병예방서비스태스크포스(USPSTF) 보고서에 따르면 대장의 약 3분의 1만 확인하는 직장내시경(또는 에스상결정경) 검사로 생명을 구한 사람은 1000명당 24명이며 대장내시경은 1000명당 28명이었다.

도미니츠 교수는 "검사법에 따른 차이는 (1000명당) 최대 4명이다. 그 4명과 가족에는 엄청난 차이지만, 전반적으로 큰 차이는 아니다"라며 "어느 한 검사법이 다른 쪽보다 정말로 우세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변면역화학검사(FIT)는 준비과정이 없지만 매년 실시해야 한다. FIT는 항체를 이용해 헤모글로빈을 감지해 대장암 의심증상 중 하나인 혈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비슷하게 FIT-DNA 검사법은 결장과 직장 내벽에서 나오는 헤모글로빈과 DNA를 감지할 수 있다. 또 FIT는 최대 5%, FIT-DNA는 최대 13% 오차가 있다.

다만 대장내시경 없이 FIT 검사만으로 대장암을 선별하기엔 부족했다. 2022년 영국 의학저널 BMJ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FIT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후 후속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은 그렇게 한 사람들보다 사망할 확률이 두 배 높았다.

특정 검사법보다는 검사를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연구도 있다. 스웨덴 연구팀에 따르면 대장내시경이 필요하다고 조언받은 사람 중 35%만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반면, FIT 검사는 55%가 검사를 받았다.

스페인에서 보고된 연구팀 또한 대장내시경과 FIT 검사 집단을 구분한 뒤 10년 후 관찰한 결과, 대장내시경 집단에서는 30명이 대장암으로 진행됐으며 FIT 집단에서는 33명이 발병해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FIT 집단에서 검사율은 34%, 대장내시경 집단에서 검사를 받은 사람은 25%에 불과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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