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김혜자 "엄마로는 빵점"…61년 연기 인생사(종합)
(서울=뉴스1) 박하나 기자 =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배우 김혜자가 출격했다.
11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인생 드라마' 특집으로 꾸며져 배우 김혜자가 유퀴저로 함께했다.
김혜자는 "토크쇼 무서워한다, 말도 조리 없게 하고, 도와주세요"라고 인사하며 시선을 모았다. 최근 데뷔 60주년 기념 에세이를 출간했다는 김혜자는 책을 쓰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김혜자는 "연기 외에는 아무것도 할 줄 몰라, 엄마, 아내로 빵점이었는데 식구들이 이해해줘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라고 운을 떼며 "연기하면서 배운 것도, 추구해온 것도 있어서 뭔가를 쓰고 싶었다, 나이도 많아지고 저를 정리하는 게 필요할 것 같았다"라고 부연했다.
'전원일기', '사랑이 뭐길래'부터 '마더', '눈이 부시게', '우리들의 블루스'까지 연기가 곧 '나'였던 김혜자의 연기 인생 61년을 되돌아봤다. 김혜자는 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에 22년간 출연, 당시 39세의 나이에 양촌리 김 회장님 댁 사모님 이은심으로 열연했다. 김혜자는 "사람을 가르치는 드라마였다"라며 '전원일기' 속 '전화' 에피소드를 다시 보고, 여전한 여운에 눈물을 흘렸다.
김혜자는 10년간 '전원일기'를 집필한 김정수 작가가 하차하자 함께 '전원일기'가 막을 내리길 바라며 하차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혜자는 김정수 작가에 대해 "섬세하면서 결이 고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17 작품을 함께했던 김수현 작가에 대해 김혜자는 "참 기가 막힌 사람, 김수현 같은 작가는 안 나올 것이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김혜자는 한정된 역할에서 벗어나 강렬한 연기로 인상을 남겼던 영화 '마더'의 봉준호 감독과의 일화를 전했다. 봉준호가 김혜자를 캐스팅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했다고. 봉준호는 완벽한 연기를 보였지만 만족하지 못해 속상해서 우는 김혜자에게 '사람들이 환호할 때는 인정하십시오'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김혜자는 "엄마로는 빵점, 연기밖에 몰랐다"라고 고백했다. 김혜자는 아들에게서 "엄마가 대본을 갖고 있으면 앞에 장막이 쳐진 것 같다"라는 말을 듣고 미안했다고. 이어 아픈 딸이 김혜자의 손길을 불편해했던 일화를 전하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김혜자는 "아이들을 외롭게 하고, 연기도 흐지부지하고 있으면 정말 면목 없다, 아이들은 '너희 엄마는 어쩜 이렇게 연기를 잘하니?' 그런 소리라도 듣게 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혜자는 살림하는 주부 역이 제일 무서웠다며 콩나물 손질, 이불 세탁하는 장면 등을 위해 연습을 해야 했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고두심, 김수미 등이 연기를 도왔다고.
이어 김혜자가 먼저 떠난 남편을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혜자는 "남편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라며 거듭 칭찬했다. 11세 연상이었던 남편은 김혜자를 어린아이 보듯 걱정했다고. 이어 김혜자는 "축의금, 부의금 봉투에 한자로 쓰는 게 멋있어서 남편이 써줬다, 한자를 못 써서 남편이 없으면 어떡하냐는 말에 가득 써주고 갔다"라며 마지막까지 자신을 위했던 남편을 회상했다. 김혜자는 '당신 없으면 안 돼'라는 마음을 철없이 표현했다며 자책하기도. 이어 김혜자는 "다시 만나면 누나처럼 잘해주고 싶다"라며 남편을 향한 그리움으로 먹먹함을 안겼다.
김혜자는 '우리들의 블루스' 노희경 작가에게 "사랑스럽게 연기한다"라고 지적받았다고 밝혔다. 김혜자는 "'미쳤나?'라고 생각했는데, 노희경 작가의 말이 맞았다, 연기하는 내내 도움을 줬다"라고 말했다. 김혜자는 기존의 엄마 역할과 달리 기구한 사연을 가진 '강옥동'을 언급, "연기 습관이 남아있더라"라며 노희경 작가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혜자는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고 밝히며 "아버지가 재무부 장관, 우리나라 2호 경제학 박사"였다고 고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더불어 김혜자는 '주인공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 '다작하지 않는다'라는 소문에 대해 인정했다. 김혜자는 "지금은 작가분들이 글을 다 잘 쓰지만, 근데 한참 때는 작가들이 주인공에 대해서는 글을 잘 쓰지만, 그 외의 배역은 주인공만큼 잘 쓰지 않아서 주인공을 했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김혜자는 예전과 달라진 암기력을 털어놓으며 "그게 제일 두렵다, 기억력이 없어지면 그만둬야 되는데 언제 올까, 그게 두렵다, 80이 넘으니 그게 두렵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김혜자는 "앞으로 무슨 역이 주어질까 생각만 해도 설렌다"라며 여전한 연기 열정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한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큰 자기 유재석과 아기자기 조세호의 자기들 마음대로 떠나는 사람 여행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송된다.
hanap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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