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사령탑 결승전’ 막아선 태국…‘쌀딩크의 라스트 댄스’ 최종 파트너로

윤은용 기자 2023. 1. 11.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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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미쓰비시컵 운명의 결승 1차전
박항서의 베트남 ‘5년 여정에 숙적’
지난 대회 준결승 패배 갚아줄 기회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사진)의 ‘라스트 댄스’ 파트너는 최대 숙적으로 결정됐다. 박 감독과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태국을 상대로 우승과 함께 화려한 작별을 준비한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9시30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태국과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결승 1차전을 갖는다. 이후 16일 오후 9시30분 결승 2차전을 원정으로 치러 1~2차전 합산 스코어로 우승팀을 가린다. 합산 스코어로 승부가 나지 않으면 연장전을 치른다. 그래도 승자가 나오지 않으면 승부차기를 실시한다.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 지휘봉을 내려놓을 예정이어서 이번 결승전이 그의 고별 무대다. 동남아 중위권 팀으로 분류되던 베트남은 2017년 9월 부임한 박 감독의 지휘 아래 이 지역의 강호로 급부상했다. 특히 2018년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현 미쓰비시컵)에서 10년 만에 우승한 것은 베트남이 박 감독의 지도 아래서 명실상부한 동남아시아 최강팀으로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

이후 베트남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진출하는 등 상승세를 탔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100위권 내에 진입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박 감독과 베트남은 이번 미쓰비시컵에서 우승해 ‘동남아 최강’의 지위를 재확인하고 5년 동행을 끝마치려 한다. 박 감독은 인도네시아와의 준결승 2차전 뒤 기자회견에서 “베트남 선수들은 다른 동남아시아 팀들보다 한 단계 위에 있다”고 자평했다.

결승 상대는 만만치 않다. 태국은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최강이라는 평가를 유일하게 인정하지 않는 팀이다.

‘준결승 2차전’ 3골 몰아친 태국, 김판곤의 말레이 울렸다 태국 티라실 당다(가운데)가 지난 10일 태국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2022 아세안축구연맹 미쓰비시일렉트릭컵 준결승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대회 공식홈페이지 캡처

미쓰비시컵 6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기록을 보유한 태국은 박 감독이 베트남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 동남아시아 축구의 맹주였다. 자국 리그가 아시아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흥행력을 갖고 있고, 동남아시아 어떤 국가와 비교해도 축구 기초 토대를 잘 만들어놓았다.

박 감독 부임 후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최강국으로 올라선 것은 맞지만, 태국을 완벽하게 압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대표팀 부임 후 A대표팀 전적으로 태국과 1승3무1패로 팽팽했다. 하지만 2019년 킹스컵 준결승 2-0 승리 후 4경기에서는 3무1패로 밀렸다. 특히 지난해 열린 2020 스즈키컵 준결승에서 1~2차전 합계 0-2로 패해 자존심에 금이 갔다.

태국은 간판 공격수 티라실 당다(6골)와 조커로 활약하는 아디삭 크라이손(2골) 등을 앞세워 조별리그에서 13골을 몰아쳤다. 준결승에서도 1차전에서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에 0-1로 패했지만,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3골을 퍼부어 3-1로 이겼다.

태국은 공격력이 위협적이고,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은 강력한 수비와 상대 뒷공간을 공략하는 역습이 강점이다. 베트남이 준결승을 태국보다 하루 먼저 치러 휴식 시간이 더 주어진 것도 유리한 부분이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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