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마지막 국왕’ 콘스탄티노스 2세 별세
그리스의 마지막 국왕 콘스탄티노스 2세가 10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2세.
그리스 공영방송사 ERT는 콘스탄티노스 2세 전 국왕이 82세를 일기로 아테네 히게이아 병원에서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지난주 그가 호흡기 질환으로 아테네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콘스탄티노스 2세는 1964년 23세 나이로 즉위했다. 즉위 이전인 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 요트 종목(드래건 클래스) 금메달을 따면서 대중적인 인기도 누렸다. 그러나 당시는 그리스 정치의 혼란기였고, 결국 1967년 군사 쿠데타에 맞닥뜨렸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의 중도연합 정부를 무너뜨리려고 시도했던 것에 발목이 잡혔다.
그는 쿠데타를 계기로 그리스를 떠나 이탈리아 로마에 머물렀다. 1974년 그리스가 국민투표로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정을 채택하면서 콘스탄티노스 2세는 그리스 최후의 왕이 됐다.
콘스탄티노스 2세는 왕정 폐지 이후 그리스로 돌아오고자 했으나, 입국금지 조치로 인해 한동안 그리스 땅을 밟지 못했다. 국적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왕정복고에 대한 경계가 잦아든 2010년대에 이르러 그리스에서 재산을 일부 인정받고 정착할 수 있었다.
덴마크 공주 출신 부인 아네마리 왕비와의 슬하에 자녀 5명이 있다. 손자는 9명이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은 그리스 태생으로 콘스탄티노스 2세의 삼촌이었다. 현 영국 국왕 찰스 3세와는 사촌지간이다. 지난해 비강에 카데터를 착용하고 휠체어에 탄 채 가족들과 테네 중심가로 외출을 나온 것이 마지막 공식 행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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