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폭삭, 리오프닝으로 껑충…취업자 수 22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전년 대비 81만6000명 증가
하반기 갈수록 증가폭 감소세
경기 둔화 양상, 올해는 한파 예상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가 22년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경제 활동이 활발해진 영향이다. 그러나 경기 둔화 국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지난해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하면서 올해 고용시장은 한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81만6000명 증가했다. 증가폭은 2000년(88만2000명) 이후 최대 규모다. 방역 조치가 대폭 완화되면서 경제 활동이 재개된 ‘리오프닝’ 효과가 고용시장에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고용 충격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던 2021년에 대한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일상회복에 따른 활동 증가와 수출 및 돌봄 수요 등으로 견조한 취업자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산업별 취업자를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8만명)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6년 연속 감소했던 제조업 취업자도 지난해엔 13만5000명 늘었다.
대표적인 대면서비스 업종인 숙박 및 음식점업(8만4000명)의 증가도 두드러졌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지난해 4만1000명 감소했으나 감소폭은 전년(-15만명)보다 10만명 이상 줄었다.
정규직으로 분류되는 상용근로자는 지난해 80만5000명 늘어 증가폭이 전년(36만6000명)의 2배 이상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2021년에는 비정규직 기간제 일자리 중심으로 늘었는데 지난해는 상용직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 특징”이라며 “코로나19에 대한 불확실성이 좀 더 줄어든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 둔화 양상이 본격화되면서 고용 호조세도 끝나가는 분위기다. 월별 취업자 수를 보면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 대비 50만9000명 늘어 월별 증가폭으로 봤을 때 7개월 연속 줄었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해 취업자 수를 전달과 비교할 수 있는 계절조정 취업자 수는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했다. 통계청은 대내외 경제 상황이나 기저효과 등으로 하반기에는 취업자 증가가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10만명)를 비롯해 한국은행(9만명), 한국노동연구원(8만9000명), 한국개발연구원(8만명) 등은 올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는 이날 “(증가 폭 축소는) 상당 부분 통계적 기저에 기인하지만 경기 둔화 및 인구 (감소) 등의 영향도 복합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신규 채용 시장부터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아 체감 고용 한파는 더 커질 전망이다. 김 실장은 “코로나19 이후 신규 채용은 이미 많이 줄어든 상태”라며 “올해 노동시장 신규 진입에 대한 제약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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