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축협 조합장, ‘유죄’ 판결에도 여전히 출근 중

[KBS 대전] [앵커]

충남의 한 축협 조합장이 대낮에 술을 마시고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최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유죄가 인정된 이 조합장,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아무런 징계나 제재 없이 정상 출근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의 한 축협입니다.

이곳의 조합장 65살 A 씨는 2014년 5월 점심때 술을 마시고, 축협 직원인 피해자에게 '취했으니 방을 잡으라'고 지시한 뒤, 모텔에서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14일. 대전지법 홍성지원은 조합장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조합장이 범행 이후 피해자를 불러내 "딸 같고 예뻐하는 바람에", "이게 보통 망신이 아니야." 라는 말까지 했다며,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A 씨/○○축협 조합장/음성변조 : "재판 중인 것을 자꾸 뭐라고, 1심 판결 난 걸 뭘 어떻게 하라는 얘기예요? 그래서 항소했다니까요."]

해당 축협을 찾아가 봤습니다.

그런데 입구에 조합장 A 씨의 얼굴과 신년 인사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축협 관계자/음성변조 : "(출근은 하셨나요?) 출근해서 시무식 행사까지 다 하고, 그리고 나가셨어요."]

농림축산식품부나 농협은 조합장 A 씨에 대해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았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행 농협법상 대법원 등의 확정 판결이 나야만 임원 결격사유에 해당된다"고 말했습니다.

재판 시작 전 이미 축협을 그만 둔 피해자는 이같은 현실이 공정한 것인지 묻고 있습니다.

[○○축협 성추행 피해자/음성변조 : "꿈에 조합장이랑 전무가 나와서 저를 괴롭힐 정도로, 아직도 너무 힘든 생활을 하고 있어요. 성범죄자들이 아직도 한 조합의 임원이라는 것이…."]

농협 충남지역본부도 감사나 징계를 유보한 가운데 오는 3월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치러집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