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네, 춤 좀 춰봐”…신협 면접장서 성희롱
[KBS 전주] [앵커]
전주 한 신용협동조합 채용 면접 자리에서 여성 지원자가 성희롱을 당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입니다.
선정적인 춤까지 춰보라 시켰는데, 인권위는 "성적 모멸감을 느끼기에 충분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 한 신용협동조합.
지난해 2월, 창구 업무 등을 볼 직원을 새로 뽑기로 하고 면접을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면접 위원들이 성희롱한 사실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로 확인됐습니다.
면접 위원은 여성 지원자에게 물 한잔 먹게 하면서 마스크를 벗게 한 뒤, "이쁘시구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키가 몇인지, 주량은 얼마나 되는지 물었는데, 모두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질문들입니다.
부적절한 발언과 강요는 계속됐습니다.
지원자가 대학에서 홍보부장을 맡았던 경험을 강조하자, "끼가 있겠다"며 노래하고 춤을 춰보라 시킨 겁니다.
선정적인 동작으로 유행한 춤을 콕 찍어 권하기도 했습니다.
인권위 조사가 시작되자 면접 위원들은 "용모를 두고 질문해선 안 된다는 걸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춤을 시킨 건 자신감을 엿보려 한 '일상적 면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전주 ○○신협 관계자/음성변조 : "자신 있는 노래 한 곡 할 수 있으면 한번 해보라고, 율동 있는 것도 있으면 좋고. 정확히 인지를 못 하고 이게 성희롱일까? 설마라고 생각했죠. 죄송하다고 했고. 본인들도 사과를 받으셨고."]
인권위는 신협중앙회장에게 전 직원 대상 인권 교육을 권고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들라고 요구했습니다.
신협은 면접 위원으로 참여한 임원 2명에게 견책 조처를 내렸는데, 임원 대상 징계 가운데 가장 약한 수준의 징계입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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