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바흐무트 통로 장악”…우크라 “우리가 여전히 방어”
영국 이어 독일도 적극 검토
우크라이나 동부의 군사 요충지 바흐무트를 차지하기 위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총공세가 격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바흐무트로 접근하는 통로인 솔레다르를 장악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이를 부인했다.
러시아 언론들에 따르면 러시아 민간용병 기업 와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10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와그너 부대가 솔레다르 전체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난해 9월과 11월 각기 동북부 하르키우와 남부 헤르손을 잇따라 내주며 수세에 몰렸던 러시아가 지난해 8월 이후 거둔 가장 큰 승리다.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북쪽으로 약 18㎞ 떨어진 솔레다르는 인구 1만여명의 도시다. 거대한 소금 광산이 있는 솔레다르를 장악하면 바흐무트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동부 도네츠크주의 관문인 바흐무트를 장악하기 위해 6개월째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바흐무트와 솔레다르의 상황을 두고 “모든 게 파괴돼 생명이 남아 있지 않다”면서 “이것은 광기”라고 말했다.
프리고진의 주장과 달리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자정 직전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여전히 솔레다르를 방어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방의 관측도 엇갈린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프리고진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일축한 반면,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4일간의 전투 끝에 솔레다르를 장악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화력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함께 하르키우를 깜짝 방문했다. 베어보크 장관은 “우크라이나는 우리의 연대와 지원을 신뢰해도 좋다”면서 “여기에는 추가적인 무기 제공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독일이 레오파드2 전차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영국 언론들은 지난 9일 영국이 소수의 챌린저2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독일의 레오파드2 전차 지원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동부 전선에서의 교착 상태를 깨기 위해 서방에 전차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해왔으나 서방은 러시아와의 확전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가디언은 오는 20일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방위접촉그룹(UDCG) 국방장관 회동에서 서방의 전차 지원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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