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발길 계속 늘어…‘작은 영화관’ 큰 행복
‘요금 6000원’ 도시의 절반
2013년 추진 농촌 문화사업
전남·경북 19개 군에 확산
#. 전남 화순읍에 사는 A씨는 최근 개봉한 영화들을 집에서 도보로 10분쯤 떨어진 화순시네마에서 관람했다. 상영관 2개를 갖춘 이곳은 ‘작은 영화관’으로 <아바타: 물의 길> <영웅> <스위치>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 <더 퍼스트 슬램덩크> 등 영화 5편이 번갈아 상영되고 있다.
A씨는 이 영화관에서 <아바타> 2D를 관람료 6000원에 봤다. 지난 주말에는 초등학생 아이 2명 등 가족 4명이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다룬 <영웅>을 관람했다. 당시 관람료는 2만2000원(어른 2명 1만2000원, 청소년 2명 1만원)이었다.
#. 경북 의성군에 거주하는 김수현씨(33)도 얼마 전 의성 작은 영화관에서 <아바타: 물의 길>을 봤다. 예전 같으면 의성시외버스터미널에서 40분가량 버스를 타고 안동까지 가야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문을 연 작은 영화관 덕분에 문화생활이 수월해졌다. 지난 5개월간 이곳을 찾은 관람객은 4057명이다.
‘작은 영화관’이 코로나19 대유행을 극복하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문화시설이 부족한 농촌지역에 들어선 작은 영화관은 10여년 전부터 정부가 추진해온 사업이다. 문화 소외계층을 위해 국비와 도비·군비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대형 복합상영관 못지않은 시설에 저렴한 관람료로 주민들의 문화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지자체들의 반응은 뜨겁다. 전남도는 11일 “올해에만 신안과 무안, 강진군에 작은 영화관이 개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영화관들이 문을 열면 전남지역 17개 군 중 14곳에 최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극장이 생긴다.
전남지역 작은 영화관은 2015년 장흥에 정남진시네마가 처음 문을 연 이후 지난해까지 곡성·고흥·보성·화순·완도·진도·영광·해남·담양·영암 등 11개 군으로 늘어났다. 이 영화관들은 상영관 좌석이 30∼100석 정도지만 대형 극장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스크린과 음향, 3D 상영 시설을 갖추고 있다.
전남 작은 영화관 관람객은 2018년 38만6414명에서 2019년 48만2068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2020년 7만5075명까지 감소했지만 2021년 10만6879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8월까지 18만8049명으로 회복 추세다.
대형 복합상영관 관람료가 크게 오르면서 가격이 저렴한 인근의 작은 영화관을 찾는 도시지역 주민들도 있다. 작은 영화관 관람료는 성인 기준 6000∼8000원이다. 도시 대형 극장 관람료가 1만4000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이다.
경북도도 작은 영화관 확대 계획을 갖고 있다. 경북도의 작은 영화관은 2015년 청도에 문을 연 대가야시네마를 시작으로 현재 영양·영천·울진·칠곡·상주·의성·성주 등 8개 군에 설치돼 있다. 관람료도 성인 기준 6000원이다. 3D 영화도 8000~9000원이면 볼 수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난 7일 영암 기찬시네마에서 영화 <영웅>을 직접 관람하며 “작은 영화관으로 도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가 더욱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현석·김현수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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