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중간하면 더 안팔려”…수억짜리 와인 vs 3만원 과일, 설선물 극과극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3. 1. 1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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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디켐(Ch?teau d’Yquem) 버티컬 컬렉션 [사진출처 = 현대백화점]
누가 사갈까 싶지만, 여지없이 팔린다. 100만~1000만원대를 호가하는 한우, 와인 등의 설선물 세트 얘기다.

백화점 간 자존심 대결의 일환으로 치솟기 시작한 명절 프리미엄 선물세트 가격이 이제는 소비자들의 눈높이까지 맞추느라 초(超)프리미엄화 되는 추세다.

10만원대 실속 선물세트도 공존한다. 2~3만원대 과일 선물세트 둥 중저가 상품의 판매량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를 두고 백화점 바이어들은 “오히려 가격대가 어중간하면 더 안팔리는 모습”이라며 “명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판매되는 선물 세트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깐깐한 소비자들 눈높이 맞춰라
올해 설을 앞두고 명절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 신세계백화점]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설 명절을 앞두고 설 선물세트 판매전이 한창이다.

기존 프리미엄 제품의 기준을 더 높여 법인 고객이나 백화점 주요 VIP고객들 기준에 맞춘 게 특징이다.

일례로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설부터 초프리미엄 선물세트에 붙는 ‘5스타’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한우는 마블링(근내지방) 기준을 기존 7∼9단계에서 8∼9단계로 1단계 높였다. 더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상품에만 5스타 등급을 부여해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였다. 대표 상품으로는 명품 한우 The No.9 250만원, 명품 한우 스페셜 200만원, 명품 한우 특호 130만원 등이 있다.

수산물도 1m 이상 특대 갈치와 28cm 이상 굴비로만 구성, 각각 60만원과 120만원에 판매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한우 등급과 청과 당도를 상향하고 인증 수산물을 확대 도입키로 했다. 이미 올해 1+ 등급 이상의 프리미엄 한우 선물세트 품목 수를 40% 이상 늘렸다.

청과 선물세트도 과일 평균 당도를 기존보다 약 10% 높여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억’ 소리 나는 선물 세트 뭐 있나
한정판 위스키 ‘플래티넘 쥬빌리 70년’ [사진출처 = 갤러리아백화점]
코로나19 사태 기간 확대된 고급 선물 문화가 엔데믹 전환에도 지속되고 있다. 이에 주요 백화점에서는 그야말로 ‘억’소리 나는 선물 세트가 제 주인을 만나길 기다린다.

초고가 선물로는 주로 주류 상품이 많다. 현대백화점에서 판매 중인 ‘디저트 와인의 황제’ 샤토 디켐 버티컬 컬렉션(2억6000만원·64병), 신세계백화점에서 파는 ‘와인계 최고 중의 최고’ 도멘 르로아 뮈지니 그랑크뤼 2007년(2억1500만원), 롯데백화점의 프랑스 부르고뉴 로마네 콩티 2017년(6000만원·변동시세), 갤러리아백화점이 선보인 한정판 위스키 플래티넘 쥬빌리 70년(4400만원)등이 대표적이다.

백화점마다 경쟁하듯 수천만원에서 억대를 호가하는 주류 선물 세트를 내놓은 데에는 그만큼 와인, 위스키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비싸도 잘 팔리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이번 명절 선물세트 판매 기간(2022.12.14~2023.01.09) 와인·샴페인 등 주류 구매 건수는 전년대비 34.7%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확실히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꼭 선물을 챙겨야 하는 사람, 격식을 차려야하는 사람들에게 이같은 주류 선물은 인기다”고 말했다.

주류 등 초고가 명절 선물세트를 찾는 이들은 주로 법인 고객들이라고 알려져 있다.

중저가 선물 품목도 확대
신세계백화점에서 판매 중인 설 선물세트 [사진출처 = 신세계백화점]
백화점에서도 전년보다는 실속을 챙긴 선물이 크게 늘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올해 명절 선물세트 품목에서 20만원 이하의 중저가 선물세트를 전년대비 30% 늘렸다. 가성비가 높은 과일, 공산품, 건강식품 등으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오프라인에서는 10만~15만원대 상품을 확대했고, 특히 온라인 판매 상품으로 10만원대 이하의 상품을 대거 포진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늘렸다.

현대백화점 역시 10만 원대 소포장 한우 세트 물량을 전년대비 40% 늘렸다. 프리미엄-가성비 투 트랙 전략인 셈이다. 소포장 상품은 450g 단위로 포장되는 일반 정육 상품과 달리 200g씩 개별 포장돼 저렴하고 보관이 편리하다. 이같은 소포장 상품은 지난 추석 때 조기 완판될 정도로 인기였다.

중저가 선물세트에 대한 높은 수요는 사전예약 판매에서도 드러났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2월 1일부터 1월9일까지 40일간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받은 결과 5만원 이상 10만원 미만의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보다 45.1% 늘었다.

과일 선물세트에서도 가성비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12월 1일부터 27일까지 진행한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결과, 5만원 미만의 과일 선물세트는 지난 설과 비교해 20% 이상 판매 실적이 상승했다. 그 중에서도 3만원대 사과, 배 선물세트의 판매량이 50%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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