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대로 받는다’ 추신수에 오승환까지… 자존심을 돈에서 찾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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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에서 뭔가를 뚜렷하게 이룬 선수들에게 '연봉'은 개인의 생계보다는 명예와 자존심과 함께 맞물리는 경우가 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야수인 추신수(41‧SSG),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클로저인 오승환(41‧삼성)은 그런 선수들이다.
삼성도 최종적으로 오승환의 연봉 고과를 다시 살피겠지만, 어쨌든 선수보다는 구단 쪽의 뜻이 더 반영된 2023년 연봉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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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리그에서 뭔가를 뚜렷하게 이룬 선수들에게 ‘연봉’은 개인의 생계보다는 명예와 자존심과 함께 맞물리는 경우가 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야수인 추신수(41‧SSG),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클로저인 오승환(41‧삼성)은 그런 선수들이다.
추신수의 지난해 연봉은 27억 원, 오승환은 16억 원이었다. 기량 이외의 상징성까지 포함된 액수라고 할 만하다. 기본적으로 연봉이 높은 선수들이라 사실 단순히 한 시즌 공헌도를 놓고 볼 때 그 연봉값을 하기가 쉽지는 않은 선수들이기도 하다. 반대로 구단 또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선수들의 자존심도 어느 정도는 세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마냥 고과대로 삭감하기가 쉽지 않다.
SSG와 삼성도 두 선수의 2023년도 연봉을 놓고 적잖은 고민을 했다. 지난해 성적을 놓고 보면 삭감 대상임은 분명했다.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선수들과 뭔가가 틀어질 수도 있어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이어졌다. 다만 결과적으로 두 선수는 ‘주는 대로 받겠다’고 결정했다. 돈이나 연봉의 자존심에 그렇게 매달리지는 않았다.
SSG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고민하고 있었던 추신수에 10억 원이 삭감된 연봉 17억 원을 제안했다. 17억 원도 적지 않은 돈이지만, 선수로서는 ‘10억 원 삭감’에 포커스를 맞출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10억 원 삭감은 비FA 선수로는 역대 최고 수준 금액이었다.
하지만 한 시즌을 더 뛰기로 결정한 추신수에게 돈은 큰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구단의 샐러리캡이 뻥뻥 부풀어 올랐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구단 제시액에 그대로 도장을 찍었다. 추신수는 “한국시리즈 우승도 했으니 (내 연봉 삭감액으로) 다른 선수들을 더 올려줘야 한다. 나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피해를 받으면 안 된다”고 한 번에 도장을 찍은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과 연봉 협상을 이어 가던 오승환도 결국은 ‘백지위임’하기로 했다. 오승환도 삭감 대상자였고, 삼성은 지난해보다 낮은 연봉을 고려하고 있다. 협상이 공전하자 오승환도 자신을 내세우기보다는 모든 것을 내려두고 구단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삼성은 “팀의 최고참 선수로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 성적에 책임을 다함은 물론, 올 시즌 개인과 팀의 반등을 위한 백의종군의 의미로 2023년 연봉을 백지위임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도 최종적으로 오승환의 연봉 고과를 다시 살피겠지만, 어쨌든 선수보다는 구단 쪽의 뜻이 더 반영된 2023년 연봉이 될 전망이다.
연봉 협상을 사실상 마친 두 선수 모두 지난해는 잊고, 올해만 생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는 지난해 팔꿈치 수술로 다른 선수들보다 시즌 준비가 늦었고, 시즌 중 두 차례나 부상으로 1군에서 빠지는 등 112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여전히 뛰어난 출루율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스스로도 타율(.259)은 아쉽다고 했다. 올해는 지난 2년에 비해 훨씬 더 정상적인 스프링캠프를 보내는 만큼 개인적인 의지도 대단하다.
오승환은 시즌 57경기에서 31세이브를 거두기는 했으나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해 예상치 못한 난조를 맞이했다. 블론세이브도 7번이었고, 승리를 날린 경우는 이보다 더 많았다. 피안타율(.263)에서 보듯 예전만한 위압감은 아니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러나 여전히 신체적 능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반등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기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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