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내달 확장억제연습…북 미사일 ‘선제타격 개념’ 대응

박은경·유신모 기자 2023. 1. 1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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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부 업무보고
파주 접경지에 늘어선 주한미군 장갑차들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의 한 야산 인근에 11일 주한미군 장갑차들이 세워져 있다. AP연합뉴스

국방부 “한·미 연합훈련 강화”

전반기 연합훈련 ‘역대 최장’
쉬지 않고 11일간 연속 진행
북 미사일 ‘발사 전 교란·파괴’
군 정찰위성은 연내 발사키로

한·미 양국 군이 북한의 핵 공격 시나리오를 가정한 군사훈련을 내달 실시하고, 올해 전반기 연합연습을 처음으로 1·2부 구분 없이 역대 최장인 11일간 연속 진행한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또 사실상 선제타격과 유사한 개념인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전 교란·파괴 개념’을 발전시키기로 했다.

외교부는 미국·일본 등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반도체 공급망 회복력 작업반(팹4), 핵심 광물 안보 파트너십(MSP) 등 여러 경제안보 협의체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올해 외교 목표로 삼았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박진 외교부 장관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올해 업무추진 계획을 각각 보고했다.

국방부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한 한국형 3축 체계 능력·태세 강화, 북한 무인기 대응 능력 강화,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연합연습·훈련 강화, 세계 4대 방산수출국 도약 기반 마련 등을 과제로 정했다.

특히 한·미 연합연습과 훈련을 강화한다. 내달 북한의 핵 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을 실시하고,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빈도와 강도를 확대해 상시배치에 준하는 효과를 발휘하겠다고 했다.

올해 전반기 연합연습은 1·2부 구분 없이 11일간 연속으로 진행한다. 이에 연계해 쌍룡 연합상륙훈련을 여단급에서 사단급 규모로 확대하고, 20여개 훈련을 과거 ‘독수리 훈련’ 수준으로 시행하는 등 연합야외기동훈련이 대폭 확대된다.

북한 핵·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에 대해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대량응징보복) 능력과 태세를 강화한다.

이전 정부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던 ‘북한 미사일 발사 전 교란·파괴 개념 발전’ ‘북한 전 지역에 대한 파괴능력 확보’ 등 공세적 표현을 사용했다. 킬체인에 해당하는 ‘미사일 발사 전 교란·파괴’는 ‘발사의 왼편’으로 불린다.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기까지 과정을 도식화했을 때 ‘발사’보다 왼쪽에 있는 ‘발사 전’ 단계에서 이를 저지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적의 도발 징후가 명확한 상황의 방어뿐 아니라 공세적 대응도 뜻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선제타격’과 유사하다. 군이 대량응징보복을 위해 “북한 전 지역의 전쟁 지도부와 핵심 시설 등에 대한 파괴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점도 이례적이다.

군은 2020년대 중반 전력화를 목표로 올해 군 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한다. 2025년까지 800㎏급 정찰위성 5기를 지구 궤도에 순차적으로 안착시킬 계획이다.

북한 무인기 사태와 관련해 국방부는 필요시 우리 무인기 등 감시·정찰자산을 공세적으로 운용하겠다고 했다. 북한의 행태에 따라 군의 드론 등을 북한 지역까지 침투시키겠다는 의미다.

외교부 “인·태 전략 실행 원년”

반도체 공급망 회복 ‘팹4’ 등
경제안보 협의체 적극 참여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와
일 수출규제 등 포괄적 해결

외교부는 보고에서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진영의 대결이 펼쳐지고 보호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국제질서 속에서 자유·민주·인권·법치 등 보편적 가치와 질서를 수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위해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연대가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이 같은 외교전략의 실행 플랫폼으로 독자적 지역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올해는 국력에 부합하는 최초의 포괄적 지역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 실행의 원년”이라며 “이는 한국이 한반도·동북아라는 지정학적 틀에만 매여 있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인·태 전략 실행을 위해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을 통해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증진하기 위한 외교·국방 전략대화 활성화, 해양안보·방위산업·사이버안보 협력 확대, 역내 안보 사안 공조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원칙 있는 대북 접근’과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를 제시했다. 외교부는 “북한 선의에 의존하는 대북정책은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자금 차단, 북한의 7차 핵실험 실행 시 독자 제재 및 국제연대를 통한 전례 없는 대응,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연대 등을 강조했다.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은 “지금 미국의 핵 전력, 자산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기획·실행하는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며 “금년 중 조금 더 진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배상 판결 문제와 일본의 수출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 핵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국에 대해서는 “당당한 외교 기조 아래 대중 리스크, 현안의 안정적 관리를 도모한다”고 밝혔다.

박은경·유신모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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