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꺼낸 의대 정원 확대…‘얼마나 늘리냐’가 관건
정부, 200~300명 제안할 듯
“필수의료 공백 해소 먼저”
의료계의 반대입장은 여전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를 위해 조만간 의료계와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미 필수의료대책의 핵심 중 하나로 이를 공표한 터라 의료계와의 갈등이 예상된다. 의료계는 의대 정원 확대에 앞서 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보완책부터 마련하라고 요구한다.
1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대한의사협회 등과 이르면 이달 말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지원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전국 의대 신입생 정원은 3058명이다. 2006년 이후 올해까지 17년째 동결됐다. 반면 간호대 신입생 정원은 2007년 1만1206명에서 올해 2만3183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한의사 제외)는 2.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3.7명)의 56.8% 수준이다.
정부는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논의의 관건은 ‘늘리냐 마느냐’보다는 ‘얼마나 늘리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면서 2022학년도 신입생 정원을 400명 늘리고 10년간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의사들이 파업 등으로 반발하면서 그해 9월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다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이번에는 정부가 200~300명 정원 확대를 제안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를 고려하면 ‘수백명대 정원 확대’로는 증가하는 의사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지난달 25일 나온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전문과목별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연구’ 보고서를 보면 향후 수요 대비 의사 인력 공급 부족 규모는 2030년 1만4334명, 2035년 2만7232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의료계는 의대 정원 확대만으로 필수의료 공백을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올해 상반기 진료과별 전공의 모집 결과를 보면 소아청소년과의 충원율은 16.4%에 불과했고 외과와 산부인과도 각각 65.5%, 78.8%에 그쳤다. 여기엔 장기화한 저출생 추세와 함께 비수도권·비인기 진료과 기피현상, 전공의들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대를 졸업하는 인원이 늘어나더라도, 필수과 기피현상이 계속되면 효과를 볼 수 없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정부가 필수의료 분야 기피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의대 정원 확대 방안과 함께 의료 인력·서비스 공급에서의 공공성을 담보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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