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거] '죽음의 선택지'가 주는 희망…"외로운 스위스행 멈추도록"
어제(10일) 뉴스룸은 스위스 조력사망 단체에 가입한 한국인이 백 명이 넘고, 이 가운데 최소 여덟 명은 현지에서 사망했단 사실을 전해드렸습니다. 오늘은 왜 이들이 먼 땅에서의 죽음을 자처하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치료로 해결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죽음마저 외로워야 하냐고 묻는 목소리를, 임지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해 6월 발의된 조력존엄사법은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안규백/민주당 의원 (조력존엄사법 대표 발의) : 하루에도 서너 통, 다섯 통 이상씩 끊임없이… 이 법이 언제 성안이 되냐, 어떻게 진행되고 있냐 (문의 전화가 옵니다.)]
10년째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을 앓는 김경태씨는 통증을 견디다 가끔 정신을 잃습니다.
[김경태/스위스 조력사망 단체 '디그니타스' 가입자 : 면도칼에 베이는 느낌, 전기가 통하는 느낌 그다음에 활활 탄다는 느낌. 잠잘 때 그리고 기절해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하죠.]
마약성 진통제 등 29개 알약으로 버티는 일상 속, 스위스 단체 회원증이 희망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김경태/스위스 조력사망 단체 '디그니타스' 가입자 : 저는 딱 하나가 있어요.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다. 그거 하나가 너무 커요. 제 인생에서.]
벼랑 끝에서 스위스 단체를 찾는 사람들은 본인보다 가족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명식/스위스 조력사망 단체 4곳 가입 : 2~3년이면 3억~4억. 끝나는 거야. 무섭구나. 병원비도 병원비지만 병원비보다는 간병비에 죽는구나.]
하지만 스위스에서도 여전히 논란입니다.
일부 단체들은 조력사망이 의사 개입 없이 더 쉬워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필립 니츠케/조력사망 단체 '엑시트 인터내셔널' 설립자 : 버튼을 누르기 전까진 공기로 호흡을 하고 있다가 버튼을 누르면 산소 농도가 빠르게 낮아지고.]
반면 스위스 의사협회는 조력사망 대상자를 좁히며 이런 움직임에 대응하고 있고, 외국인들에게 더 장벽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루에디 하베거/스위스 조력사망 단체 '페가소스' 대표 : (외국인들을 돌려보내는) 이런 일들이 최근에 많은데 다시 돌아가서 (환자) 자신과 부인을 총으로 쏜 겁니다.]
무분별한 스위스행을 막기 위해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선 정부 주도로 조력사망을 공론화하고 있습니다.
(PD : 박서혜 / 영상디자인 : 최석헌 / 리서처 : 류지나·고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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