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7/김주하의 '그런데'] '난방 17도' 추워서 일 될까?
'내복을 입으세요!'
2011년 한겨울 도심 한복판에서 때아닌 속옷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다 큰 어른들이 매서운 추위에도 달랑 내의만 입은 채 거리를 활보한 건데 알고 보니 에너지절약의 일환으로 '내복 입기' 캠페인을 펼치는 시민단체 회원들이었죠. 12년이 지난 지금 공무원들 사이에서 내복이 다시 필수품이 됐습니다.
'실내 평균 온도를 17도로 낮추고.' '따뜻한 옷과 방한용품 나눔을 통해.' '따뜻하게 옷을 입고 내복 입고 저처럼.'
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공공기관 난방 온도를 17도 이하로 제한하면서 지난 두 달간 목도리, 귀마개 같은 방한용품을 선물하는 온 맵시 챌린지를 진행했습니다.
원래는 18도 이하였지만 에너지가 주요 이슈가 되면서 정부 의지를 보여주고자 1도 더 낮춘 겁니다. 근데 1도의 영향 쉬이 볼 게 아닙니다.
그나마 세종청사는 단열이 잘 되는 편이지만 지은 지 50년이 넘은 서울청사는 '냉골' 같아서 손이 곱아 컴퓨터 자판을 칠 수 없을 지경이거든요.
전기방석 같은 개인용 전열기도 쓰지 못하게 하니 내복과 조끼, 외투를 껴입고 담요나 핫팩으로 무장할 수밖에 없어 오죽하면 사무실을 방문하는 외부인들이 '추워서 일을 할 있냐'고 걱정할 정도입니다.
참다못한 한 공기업에서는 직원들에게 1억 2천5백만 원을 들여 오리털 패딩을 지급했습니다. 행안부에 따르면 작년 11월 전국 13개 정부 청사가 난방 온도를 1도 낮추면서 1년 전에 비해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을 1억 6천여만 원 절감했다는데 패딩값으로 그냥 난방해 주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정부의 에너지 다이어트 정책에서 법원과 국회 같은 입법, 사법 기관은 빠졌습니다. 대통령실과 총리실도 예외고요.
요새 서울청사 주변 카페들은 추위를 피해 찾아온 공무원들로 인산인해라고 합니다. 에너지 감축에는 공감하지만 그들도 국민인데 일할 환경은 만들어 줘야 하지 않을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난방 17도' 추워서 일 될까?'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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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본 방송 내용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대통령실과 총리실은 에너지 저감 조치 대상 공고에서 제외됐으나, 지난해 10월 공문을 통해 협조 요청을 했고, 해당 기관들은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과 동일하게 17도 에너지 저감 조치를 시행 중에 있음'을 알려와 이를 부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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