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위원장, 방통위 감사·수사 반발···“사퇴압박용이면 중단돼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시절 방통위가 결정했던 각종 사안에 대한 의혹을 두고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 등이 진행되는 것과 관련 “방통위를 대상으로 한 모든 감사, 감찰 등이 위원장의 중도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는 즉시 중단되어야 할 부당한 행위”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11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혹시라도 방통위의 운영과 결정에 문제가 있다면 그 책임은 결정 과정에 참여한 상임위원 모두, 특히 위원장인 나의 몫이어야 할 것”이라며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국가와 국민에게 무한 헌신하는 공무원들이 자신의 책임이 아닌 일로 고통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혁 위원장은 “참담한 심정”이라며 “종편 재승인 심사는 방통위원들이 협의하여 선임한 심사위원들에 의해 독립적으로 이뤄지고, 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들의 의결 절차를 거쳐 재승인 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됐다”고 강조했다.
또 “이 과정에서 위 국, 과장을 비롯한 사무처는 심사 및 의결 절차를 사무적으로 지원하는 한정적 역할을 수행하였을 뿐”이라면서 “당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심사 절차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노력이 현재와 같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그간 방통위는 지난 6월에 시작된 감사원의 감사 시작부터 현재까지 많은 감사와 감찰을 받아왔다”며 “감사원의 감사는 6개월이 넘은 현재까지 끝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수십 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혹독한 조사를 받았으며, 조사를 받지 않은 직원들도 예외 없이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혁 이원장은 “법을 전공한 법률가로서 법률로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 위원회뿐만 아니라 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라고 생각한다”며 “이견의 조정과 해소는 토론과 협의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지 일방적 강요에 의해 가능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국·과장에 대한 모든 오해가 해소돼 업무에 복귀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으로서의 사명을 다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방통위는 2020년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관련한 국무조정실의 감찰도 이뤄졌다.
이날은 재승인 심사에 관여한 국장과 과장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도 진행 중이다.
방통위 내부에서는 수사와 감찰 등이 계속되는데도 한 위원장이 아무 메시지를 내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장이 이날 입장문도 내놓은 것도 이런 내부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는 지적도있다.
법조인 출신인 한 위원장은 시민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이사, 정책위원 등을 거쳐 공동대표를 역임했고, ‘자유언론실천재단’ 감사도 지냈다. 한상혁 위원장은 2019년 장관급인 방통위원장에 임명됐으며, 임기는 오는 7월 31일까지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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