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 중단 후 연말에 금리 인상 재개…새로 대두된 전망, 왜?[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1. 1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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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지난해 월가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증시가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올 상반기에는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로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이며 하락하겠지만 올 하반기에는 침체가 완만한 수준에 그치고 연준이 긴축을 중단하면서 증시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주식이 어려운 이유는 이렇게 컨센서스가 형성될 때 증시는 오히려 그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반대로 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새롭게 대두되는 전망은 증시가 다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상반기에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하반기에 오히려 약세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견해가 전혀 터무니 없지 않은 이유는 지난해 10월 이후 특히 부진했던 기술주가 10일(현지시간)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수익률이 두드러지게 좋았던 다우존스지수는 최근 다시 주춤하며 수익률이 미국 3대 지수 중 가장 낮아졌다.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인 코디 윌로우는 지난주말 현재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이 올 상반기에는 경기 침체 우려로 증시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역으로 몇 주일 내에 증시가 랠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미국 증시에 가장 낙관적인 부분은 지금 주식 투자에서 재미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점이라며 사람들이 주식을 싫어하는 지금 같은 때야말로 바닥이 멀지 않은 순간이라고 밝혔다.

상반기에 오른 뒤 하반기 추락
스티펠의 수석 주식 전략가인 배리 배니스터도 지난 9일 올 상반기 증시 상승을 전망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다만 그는 윌로우와 달리 올 하반기에는 증시가 다시 하락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니스터는 인플레이션이 급격한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와 올 2분기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 공식적인 경기 침체가 없는 상황 등으로 인해 증시가 올 상반기에 랠리할 수 있다고 봤다.

이 결과 국채수익률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올 6월말까지 S&P500지수가 43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배니스터는 "2023년은 상반된 두 시기로 나뉠 것"이라며 "S&P500지수는 올해 중반에 고점을 칠 것이고 하반기에 올해 상승분의 일부 아니면 전부를 반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올 상반기에 인플레이션이 가라앉으면서 경기에 민감한 성장주와 경기 순환적 가치주가 상승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증시가 하락 반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시장은 현재 경기 약화로 연준이 올해 말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지만 배니스터는 반대로 올 하반기에 인플레이션이 다시 튀어 오르면서 연준이 긴축을 재개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S&P500지수가 올 하반기에 3300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美 금리, 6%까지 오를 수도
JP모간의 CEO(최고경영자)인 제이미 다이먼도 이날 인플레이션에 대해 배니스터와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이날 폭스 비즈니스 채널과 인터뷰에서 연준이 금리를 5%까지 올린 뒤 긴축을 중단하겠지만 올 4분기에 다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지하는 동안 추가 긴축의 필요성이 대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연방기금 금리가 올 연말에 6%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경제 전문가 중에 올해 인플레이션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어디까지 내려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전문가들은 물가상승률이 연율 3%대까지는 쉽게 떨어지겠지만 올해 안에 연준이 목표로 하는 2% 수준까지 내려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지켜보다 인플레이션이 3~4% 수준에서 더 내려가지 않는다면 올 하반기에 추가 긴축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들의 전망이다.

억만장자도 인플레 탓에 투자 신중
지금 증시는 매달 발표되는 소비자 물가지수(CPI)에 가슴을 쓸어 내리며 안도하고 있지만 연준은 올해 말까지 인플레이션 경로를 주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도 인플레이션은 증시를 움직이는 주요 변수일 수밖에 없다.

튜더 인베스트먼트의 창업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폴 튜더 존스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자사주 매입과 기업간 인수 합병(M&A)으로 "미국 주식에 대해 1조달러 약간 밑도는 초과 수요가 있을 수 있다"며 "다른 조건이 모두 같은 상황이라면 미국 증시는 올해 7~8%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시가 상당 수준으로 하락하려면 뭔가 부정적인 일이 일어나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거나 파월 의장이 경제를 위축시킬 정도로 과잉 긴축을 해야 하는데 그런 일이 없다면 증시는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아직 구체적인 투자에 들어가지는 않았다며 증시 향방의 상당 부분이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려 있는데 이에 대해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억만장자 투자가인 존스 역시 인플레이션이 어디까지 떨어질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 투자를 주저하며 지켜보고 있다는 의미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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