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부담에… 신학기 대학가, 교재 PDF 불법거래 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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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를 앞둔 대학가에서 교재 PDF 파일 거래가 비일비재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PDF 파일은 1만원 이하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매 경험이 있다고 밝힌 대학생들은 "전공 교재를 모두 구매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크고, PDF 파일이 이용하기에 더 편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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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받고 잠적… 먹튀 피해도 빈번
불법 소지 우려해 신고 자체 꺼려
“저작권법 침해 행위” 지적 속
학생들 “비용 부담 불가피한 선택”
새 학기를 앞둔 대학가에서 교재 PDF 파일 거래가 비일비재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대학생들이 교재 구입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교재 스캔본을 사고파는 것이다. 온라인상에서 거래 금액을 이체받은 후 파일을 넘겨주지 않고 잠적하는 사건 또한 종종 발생하고 있다.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들은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2023년도 1학기 수강신청을 실시한다. 서울대는 이달 25일부터 수강 희망과목을 미리 등록하는 ‘예비 장바구니’ 신청을 받는다. 고려대 또한 다음달 2일부터, 경희대는 같은 달 6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수강 희망과목을 미리 등록할 수 있다.
구매 경험이 있다고 밝힌 대학생들은 “전공 교재를 모두 구매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크고, PDF 파일이 이용하기에 더 편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노트북이나 태블릿 PC 등 휴대용 전자기기가 대학생들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재학생 A(20)씨는 “지금까지 전공 교재 3권 정도를 에브리타임을 통해 PDF 파일 형태로 구매했다”며 “전공 교재가 무거운 데다, 평소에 아이패드를 자주 쓰다 보니 PDF 파일로 보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B(29)씨도 “수강 과목이 보통 한 학기에 7개인데, 기본 교재만 봐도 죄다 1000쪽이 넘는다”며 “교제에 따라 다르지만 두꺼운 책은 6만~7만원에 달하는 경우가 많아 PDF 파일을 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대학가에서 불법 제본 논란이 꽤 일었다. 주로 학교 인근 인쇄업체를 찾아 책 일부나 전체를 복사해서 제본하는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전공 서적 전체를 PDF 파일 형태로 스캔한다는 점에서 단속이 더욱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불법 제본과 달리, 한번 스캔본을 만들면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거나 공유하기가 훨씬 쉽다는 점에서 저작권법 침해 소지가 훨씬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가 주변 인쇄업체들의 영업 방식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교재 일부를 복사하거나 논문을 인쇄하는 것이 주 업무였는데, 최근에는 학생들의 요청에 따라 교재를 스캔하는 데 바쁘다는 것이다. 서울 성북구에서 인쇄업체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예전에는 업무 비중이 복사 90%, 스캔 10%였다면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면서 정반대가 됐다”며 “한 페이지당 스캔 비용 시세가 10원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작권자에게 고발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믿을 만한 학생들에게만 알음알음 파는 식”이라고 전했다.
PDF 파일 거래가 처음부터 끝까지 익명으로 이뤄지다 보니 ‘먹튀’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 또한 있다. 오픈채팅방에서 돈을 이체받은 뒤 파일을 보내주지 않는 것이다. 에브리타임 등 대학 커뮤니티에는 피해를 호소하는 게시물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피해 학생들로선 사기를 당해도 피해 금액이 소액인 데다, PDF 교재 거래 자체가 불법 소지도 있어 경찰 신고를 망설이는 경우도 많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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