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꼬리잡힌 '1대 빌라왕'‥5년째 눌러앉아 사는 세입자

박철현 2023. 1. 1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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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이렇게 당시 1명의 빌라왕에 대한 처벌이 이뤄졌지만, 수사기관은 그를 앞세워 범행을 주도했던 나머지 일당과 조직은 건드리지도 못했습니다.

당연히 피해는 계속됐습니다.

그리고, 당시 전세사기 조직의 윗선으로 지목됐던 인물, 최근 드러난 빌라왕 사건에 다시 등장합니다.

수법도 그때와 같습니다.

이어서 박철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6층짜리 빌라.

세입자 김씨는 이 집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집 주인은 강모씨.

MBC가 분석한 이른바 일세대 빌라왕 10명 가운데 한 명입니다.

2019년 첫 전세계약 만기가 돌아왔을 때부터 지금 햇수로 4년째.

김씨는 아직까지 보증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00/세입자] "계속 답답하죠. 계속 여기 묶여 있는 게 지금 벌써 몇 년 4년째 이 사실 알고도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고‥"

빌라왕 강씨 명의의 다른 집에 사는 세입자 윤모씨.

원치 않는 집에 눌러 살긴 마찬가집니다.

보증금 대신 낡은 집을 경매로 받을까도 생각했지만 내집 마련 꿈을 이렇게 날릴 수도 없어 한숨만 나옵니다.

[윤00/세입자] "경매를 받아도 안 되고, 이도 안 되고 저도 안 되니까 그냥 좁은 집에서 살고 있긴 한데 집에 곰팡이는 슬지, 구옥이니까 비는 새지, 애들은 자꾸 '엄마, 우리는 왜 이사를 안 가요'"

강씨가 보증금을 떼먹은 건 2019년, 피해자들의 시간은 거기서 멈춰 있습니다.

강씨는 전세 사기 피해가 불거지면서 이달 초에에야 검찰에 구속 기소됐습니다.

피해자들이 고소한지 3년 5개월 만입니다.

하지만 구속된 건 빌라왕 강씨뿐.

강씨 거래를 주선한 사람은 공인중개사 조모씨.

여전히 활동 중입니다.

조씨는 최근 빌라 1139채를 남기고 사망한 김모씨가 일한 부동산 대표였습니다.

1세대 빌라왕과 연결됐던 인물이 다시 등장하는 겁니다.

[윤00/세입자] "그건 검찰 잘못이잖아요. 우리는 이미 그전에 고소했는데 아무 수사도 안 하고 이렇게 3년 반 동안 묵혀두다가‥"

[김00/세입자] "(조00이) '저 몰랐어요. 피해자예요. 저도 피해자예요'하면서 폐업하고 도망가버리는 너무 당황스럽고‥근데 또 부동산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조씨는 재작년에 또 다른 새 부동산컨설팅 법인을 세웠습니다.

최근에는 빌라 밀집지역에 새 건물을 사들여 사무실도 차렸습니다.

[건물 세입자] "<9월에 주인으로 바뀌었어요?> 사무실을 싹 바꿔놨던데‥"

한번 크게 한탕을 한 뒤에 문을 닫고 다시 잠잠해지면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를 양산하는 건 몇 년 전과 똑같습니다.

[PD수첩/2019년 10월 방송] "여기 옆에 00부동산이라고 거기 사기꾼들이 있는데 문 닫고 도망갔대요." "00부동산이 다 장난한 거에요. 돈 번 거는 이 사람들이에요."

더 많은 빌라를 사들여 더 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낸 새로운 빌라왕들의 출현은 이렇게 이미 예고됐습니다.

MBC뉴스 박철현입니다.

영상취재 : 소정섭 / 영상편집 : 류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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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소정섭 / 영상편집 : 류다혜

박철현 기자(78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44778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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