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INT] 벤투 후임 찾기, 기준-절차 다 좋은데...걱정되는 건 속도

[인터풋볼=김대식 기자(광화문)] 마이클 뮐러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시간과의 싸움을 펼쳐야 할지도 모른다.

뮐러 위원장은 1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선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뮐러 위원장은 감독 선임 기준 및 절차 그리고 향후 계획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첫 출발선에 오른 뮐러 위원장이 가장 먼저 강조한 건 기준이었다. 뮐러 위원장은 5가지 기준을 말했다. 그가 밝힌 선임 기준은 전문성, 경험, 동기부여, 팀워크 그리고 환경적인 요인으로 총 5가지였다. 여기서 환경적 요인이란 뮐러 위원장, KFA 그리고 새로운 감독이 조건을 얼마나 맞출 수 있는지였다. 새로운 사령탑이 벤투 감독처럼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는가 같은 요소도 환경적인 요인에 포함된다.

다음으로는 절차 중요성이 등장했다. 그는 "소통의 과정이 대중에게 공개되지는 않겠지만 무엇보다도 논리적이고, 종합적인 선임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뮐러 위원장은 1차적으로 후보군을 설정한 뒤에 인터뷰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평가가 끝나면 최종 후보자를 정해 현지로 넘어가 직접 협상 테이블을 꾸릴 것이라고 전했다.

뮐러 위원장의 꺼내든 방향성은 파울루 벤투 감독을 데려왔던 김판곤 전임 위원장의 방향성과 상당 부분 같았다. 명백한 기준과 투명한 절차를 통해 '올바른' 감독을 데려오겠다는 의지를 내포했다고 볼 수 있다.

기준과 절차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우려되는 점은 선임 속도다. KFA는 뮐러 위원장의 선임을 발표할 당시에 "전임 이용수 위원장 체제에서 준비한 1차 감독 후보군을 놓고 새롭게 구성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뮐러 위원장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모든 걸 원점으로 돌려 다시 시작하겠다고 확실하게 말했다. 백지상태에서 시작한다는 건 다시 1차 후보군을 찾아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새로운 감독이 첫 선을 보일 3월 A매치까지 남은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최소한 2월 말까지 선임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남은 시간은 6주 남짓이다. 새로운 감독 후보군을 찾고, 인터뷰를 진행하고, 현지로 넘어가서 협상을 진행하고 서류에 도장을 찍기까지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

물론 "항상 축구 비즈니스에서는 특정 날짜를 예상하기 어렵다. 맞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무조건 빨리 진행하는 것보다는 절차에 따라서 확실한 감독 선임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뮐러 위원장의 말에는 백분 공감한다. 빠르게 가는 것보다는 올바르게 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가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서 증명됐기 때문이다.

그래도 감독도 없이 A매치를 치른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2023 아시안컵까지도 얼마 시간이 남지 않았다. 1달 혹은 2달에 1번씩밖에 모일 수밖에 없는 대표팀의 특성상, 모든 경기가 소중하다. 대충 넘어갈 수 있는 경기는 없다. 하루빨리 선임을 마무리해야 새로운 감독도, 새로운 뽑힐 선수들도,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도 안정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