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그림자도, 3년 전 아픔도 지우자…영웅들 ‘우승 유격수’ 도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하성의 그림자도, 3년 전 아픔도 지울 수 있을까.
에디슨 러셀(29)은 일찍 성공의 맛을 봤다. 2016년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주전 유격수였다. 특히 수비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가정폭력 이슈에, 공격력 문제까지 겹치며 메이저리그에서 버티지 못했다.
결국 2020시즌에 KBO리그에 진출했다. 테일러 모터가 퇴출되자 시즌 도중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65경기서 타율 0.254 2홈런 31타점 22득점에 그쳤다. 타격은 장타력 부재에 시달렸고, 수비마저 불안했다. 시즌 중반에 투입됐으나 12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당시 키움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을 사실상 3루로 돌리면서 러셀에게 유격수로 출전 기회를 충분히 부여했다. 김혜성은 급기야 외야로 밀려나면서 좌익수에 적응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러셀이 실패하면서, 키움으로선 ‘포스트 김하성’을 만들 시간만 잃고 말았다.
그런 러셀이 3년만에 돌아온다. 러셀은 키움을 떠난 뒤 멕시코리그에서 뛰며 타격에서 성장을 이뤘다는 게 키움의 평가다. 타고투저 리그이긴 하지만, 러셀은 2021년과 2022년에 OPS 0.900, 1.120을 찍었다. 결국 다시 뚜껑을 열어봐야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겠지만, 희망은 가질 수 있다는 게 내부의 시선이다.
어차피 신규 외국인타자들이 KBO리그 투수들과 리그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면, 한 차례 쓴맛을 본 타자가 여러모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도 있었다. 러셀로서도 나이를 감안할 때 아직 메이저리그 재입성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KBO리그에서의 성공에 대한 목표의식이 있을 것이다.
키움은 장기적으로 포스트 김하성을 키워야 한다. 김혜성이 0순위로서 2021년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했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이 2루로 돌려 대성공을 이뤄냈다. 키움은 김혜성을 다시 유격수로 기용할 계획은 없다.
결국 러셀이 KBO리그에서 성공해 기존 김휘집, 신준우, 김주형 등을 이끌어주는 그림이 키움으로선 가장 이상적이다. 키움은 작년 포스트시즌서 경험이 부족한 유격수의 한계를 여실히 맛봤다. 언젠가 겪어야 할 성장통이지만, 러셀을 영입하며 현재와 미래를 균형 있게 바라보기로 했다.
러셀이 수비에서 튼실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김혜성과 함께 리그 최고 키스톤콤비로 거듭날 수 있다. KBO리그 최고스타 중견수 이정후와 국대포수 이지영까지, 키움이 올 시즌 리그 최고 센터라인을 구축할 계기를 마련했다. 결국 러셀이 성공해야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다.
또한, 키움은 중심타선에 중량감을 더할 카드가 절실하다. 퓨처스 FA 이형종과 함께, 러셀이 무난히 연착륙한다면 중심타선에 들어갈 유력 후보다. 이정후와 야시엘 푸이그의 2022시즌 후반기의 생산력, 시너지를 이정후와 러셀에게 기대할 수 있을까. 이게 제대로 돼야 키움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갈 수 있다.
[러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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