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분해 어구 확대 보급?…부산 이용률 ‘0’
[KBS 부산] [앵커]
버려진 폐어구로 인한 바다 오염을 막기 위해 정부가 바다에서 자연 소멸하는, 이른바 '생분해 어구' 보급을 늘리고 있습니다.
올해도 이 사업에 59억 원을 투입하는데, 정작 어민들은 사용을 꺼립니다.
실제로 부산에서는 이 생분해 어구를 사용하는 곳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이이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바다에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나일론 소재의 폐어구들.
물고기를 죽이고, 선박 사고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해양 쓰레기입니다.
이를 줄이기 위해 제작된 것이 '생분해 어구'.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됩니다.
이 친환경 어구, 과연 현장에서 얼마나 사용되고 있을까.
취재 결과, 부산에서 생분해 어구를 사용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값이 싸지도 않고, 성능도 믿지 못하겠다는 게 어민들의 이야기입니다.
[한승훈/기장울산자망연합회 사무국장 : "정말 좋은 취지지만, 이게 생산성하고 연관이 되면 결국에는 못 씁니다. 안 그래도 고기도 지금 많이 줄고 있을뿐더러…."]
2007년 처음 도입된 이후 2020년 새로운 기술 개발과 함께 본격적으로 보급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생분해 어구 사용률은 낮은 편입니다.
나일론 그물을 이용하는 국내 연근해 어선 만 2천여 척 중에서 생분해 그물을 쓰는 배는 약 600척, 5%에 불과합니다.
더군다나 부산의 경우, 생분해 그물을 만드는 국내 7개 업체 중 5곳이 집중돼 있지만 정작 현장 활용도는 바닥입니다.
나일론 그물값의 60% 수준으로 생분해 그물을 살 수 있게 정부가 지원하고 있고, 내구성도 나일론보다 튼튼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현장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탓입니다.
[박수봉/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사 : "어업인들에게 더 많은 홍보, 그리고 생산시설을 확대할 수 있는 인프라 개선 및 확충, 생산단가 절감, 제도 개선, 인센티브 지급 등을 통해서 생분해 어구 보급을 계속해서 확대할 예정입니다."]
폐어구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4천백억 원.
해양생태계를 보호하고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생분해 어구 보급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이이슬 기자 (eslee3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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