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라이브] 탁현민 “대구 갔으면 광주 가는 게 상식, 서문 시장 잇단 방문 편파적…대통령의 모든 행동이 철학”

KBS 2023. 1. 1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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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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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은 항상 결론과 결과로만 기억 돼.. 문 전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과정 담길 바라
- 대통령 공개 일정은 대통령의 철학, 형식 내용에 다 신경 써야
- 文 전 대통령이 가장 신경 썼던 행사는 국방, 군 관련.. 국방력 신장 위해 노력한 대통령
- 尹 정부 행사, 수준 못 미쳐 평가하기 어려워, 문 전 대통령과의 차이는 철학
- 대통령의 말과 행동은 모두 해석돼.. 그냥 할 수 없어
- 尹 대통령 조선일보 신년 인터뷰 부러워.. 편했을 것
- 尹 정부에 탁현민 같은 사람 없다? 사람 없을 땐 이유 있어
- 도어스태핑, 尹 리스크 극대화하는 프로그램, 잘 없앴어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인터뷰>
■ 방송시간 : 1월 11일 (수) 17:05~18:5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주진우: 모두를 위한 모두를 향한 모두의 궁금증 <훅인터뷰>. 문재인 정부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이 책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문재인 정부 1,195개 행사를 기획하면서 그가 전하고 싶었던 진심은 무엇인지 그리고 국가 행사에서 어떤 점을 강조해야 되는지 문재인 대통령과는 어떤 얘기가 있었고 지금 윤석열 정부의 행사는 어떻게 보이는지 두루 물어보겠습니다. 탁현민 전 비서관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탁현민: 안녕하세요.

◇주진우: 책이 아직 안 나왔어요?

◆탁현민: 책이 다음 주죠. 17일 날 아마 나올 겁니다.

◇주진우: 책이 안 나왔는데 지금부터 벌써 반응이 이렇게 뜨겁습니까? 어떤 서점에서 많이 이렇게 예약이 그렇게 많다면서요?

◆탁현민: 그러니까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 걱정이 좀 되기도 하고. 이게 사실은 기대치가 너무 높으면 걱정이 많아지잖아요. 또 기대치가 너무 없어도 걱정이 많지만.

◇주진우: 기대치가 낮으면 조금만 잘하면 지지율 올라갑니다.

◆탁현민: 그렇죠.

◇주진우: 그렇죠. 알겠습니다. 아무튼 기대치가 높습니다. 반응 뜨겁습니다. 다음 주라고요? <미스터 프레지던트> 책을 들고 오섰는데 책을 썼다. 어떤 얘기를 하고 싶으셨어요?

◆탁현민: 일단 책의 제목처럼 <미스터 프레지던트>가 대통령 행사에 씌었던 입장 곡과 퇴장 곡이잖아요. 의전 곡이기도 하고. 그래서 문재인 정부 안에 있었던 여러 국가 기념식과 대통령의 일정들을 이른바 정사에는 담기지 못할 내용들 있죠. 백서나 이런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기긴 어렵지만 사실은 모든 행사와 그 내용 안에는 사람 이야기가 있고 또 그 이야기의 배경들이 있어서 주로 그런 부스러기 같은 이야기들, 작은 이야기들, 사소한 이야기들 그런 것들을 좀 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 이야기들을 담은 거죠.

◇주진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본인도 그렇지만 비서관들, 주변 사람들이 이런 글로 책으로 조금 많은 이야기를 남겨 줬으면 한다는 얘기를 하셨죠?

◆탁현민: 그건 제가 지난번 여름에 제주도 오셨을 때 제가 그때 여쭤봤던 게 자서전 어떻게 하실 생각이시냐. 저도 여러 출판사로부터 대통령의 자서전을 출판하고 싶다는 제안을 많이 받아서 그 말씀을 전달드릴 겸 말씀을 드렸더니 저한테 이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본인이 자서전을 쓰기 전에 먼저 주변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회고를 쓰는 게 좋겠다. 내가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일 때 옆에서 보니까 대통령은 항상 결론만 그리고 결과만 기억하더라. 왜냐하면 결론과 결과만 보고받으니까. 그래서 그 과정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하거나 인지를 못하고 있는 게 많더라. 그러니까 과정을 좀 써줬으면 좋겠다라는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저보고 책을 쓰라고 얘기한 건 아니고. 그래서 제가 그 얘기를 듣고 나도 언젠가 이야기들을 정리해야겠다 싶었던 거죠.

◇주진우: 대통령 행사를 한다는 것, 대통령 행사를 기획한다는 것 이게 어떤 일입니까?

◆탁현민: 사람들은 그걸 하나의 이벤트처럼 보는 사람들.

◇주진우: 쇼라고 폄하하는 사람도 있고요.

◆탁현민: 일부러 폄훼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주 분명한 것은 대통령의 공개 일정은 대통령의 철학이에요. 그 철학을 보여주는 거죠. 국가 기념식은 그 국가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이념이고. 그래서 허투루 할 수도 없고 그래서 매번 중요한 거고 그래서 형식과 내용에 다 신경을 써야 하는 거죠.

◇주진우: 행사 하나를 위해서 고민하던 탁현민 비서관 기억이 납니다. 한 순간도 허투루 쓰면 안 된다고 계속 얘기했었는데 많은 행사들을 했어요. 1,195개의 행사를 기획했다는데 그래도.

◆탁현민: 뻔한 질문 하지 마시고.

◇주진우: 하지 말까요? 그러면 이 얘기 할게요. 남북 공동, 남북 정상회담 관련된 행사 얘기를 제일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저한테는, 그리고 주변 사람들한테는. 그때 좀 남다른 소회를 가지고 계시죠?

◆탁현민: 지금은 더 남다르죠. 지금 남북관계가 이렇게 되고 또 정말 엄중하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위기 상황이잖아요. 그런데 마치 제 기억 속에는 일종의 기시감같이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 취임했을 때의 상황도 지금만큼 위중했거든요.

◇주진우: 그때 남북 간의 긴장, 갈등 엄청났죠.

◆탁현민: 그때는 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당시 위원장이 정말 서로 치열하게 말 폭탄을 주고받고 그 사이에 대한민국, 우리나라가 아주 긴장 관계에 놓여 있고 코리안 리스크라는 말이 아주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었을 그때였잖아요. 그때 문재인 대통령께서 독일에서 남북 평화 관련한 구상을 발표한 적이 있어요, 열린선언이라고 보통 기억들을 하는데. 그때 우리나라 언론도 그렇고 해외 언론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저 허무맹랑한 이야기, 저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 또 과연 저렇게 성사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들을 많이 가졌거든요. 그리고 그 후의 일들은 제가 구태여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 않겠지만.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제가 준비했던 행사 하나하나 잘되고 못 되고를 떠나서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 어떤 태도로 국민들 그리고 이 대한민국을 이끌어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서로 계속 에스컬레이팅만 되면 그게 올바른 해결 방안인지 다른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바뀌면 회복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여러 가지 있다고 봐요. 경제 문제도 혹은 뭐 국내 정치 상황도 지금보다 나아질 수도 있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생길 텐데 저는 전쟁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그렇죠.

◆탁현민: 이거는 뒤로 돌릴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말 한 걸음, 한 걸음, 한마디, 한마디, 하나하나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지 않나 싶어요.

◇주진우: 남북 공동 행사 특별히 평양에서, 북한에서 이렇게 주최하고 그리고 열었을 때는 조금 변수가 많았을 거 아니에요.

◆탁현민: 아무래도 그렇지만 오히려 서로 더 조심하는 건 있었죠.

◇주진우: 그때요?

◆탁현민: 네. 왜냐하면 사전에 이야기되지 않은 것들을 하면 그 이야기되지 않은 것들 때문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진우: 조심하고 조심하고.

◆탁현민: 외교 행사들같이 여러 가지 조건들이나 변수들을 서로 따져서 아주 촘촘하게 시나리오를 짜는 거죠. 그래서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으로 일을 해왔었죠.

◇주진우: 남북 공동 행사를 마치고 이렇게 남북 관계자들이 서로 환대를 하고 축하를 전하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특별히 현송월 씨가 이렇게 다가와서 탁현민 비서관 안아주던 거 그거 기억납니다.

◆탁현민: 글쎄 지금은 참 그 말을 꺼내는 것조차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거잖아요. 요즘 분위기가.

◇주진우: 아무튼 남과 북이 가까이 오고 통일에 성큼 다가갔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계속 남북관계 그리고 강 대 강 그리고 대통령과 북에서 쏟아내는 이런 발언 보면 좀 안타깝습니다.

◆탁현민: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신경 썼던 행사는 국방 관련한 혹은 군 관련한 행사들이었잖아요.

◇주진우: 그렇습니다.

◆탁현민: 그리고 재임 중에 여러 군 자산들 그리고 심지어는 가장 근본적인 군 관련 예산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또 지출했던 정부이기도 하고.

◇주진우: 군 예산을 너무 많이 쓴다고 저는 비판했었어요, 그때.

◆탁현민: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평화를 추구했던 대통령이었지만 동시에 군 관련한 것들을 늘 계속해서 우리 국방력의 신장 강화를 위해서 노력했던 대통령이기도 하죠. 양쪽 측면이 다 있는 거죠. 단적으로 예를 들면 제가 기억하는 거는 그 당시 북한이 계속 미사일 쏘고 이랬을 때 아마 국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대통령이 그렇게 지시를 하셨던. 우리는 쏠 게 없냐.

◇주진우: 그런 얘기도 했어요?

◆탁현민: 네. 실제로 있었던 일이에요. 우리는 쏠 게 없냐 해서 미국이랑 연합해서 처음 북 쪽에 미사일을 쐈던 원점 거리를 계산해서 타격한 적도 있는 그런 일을 처음 했던 것도 사실은 문재인 정부예요.

◇주진우: 그렇습니까?

◆탁현민: 거기에 대응하는 조치들.

◇주진우: 북에는 한마디도 못 하고 그런 게 아니라 이쪽에서도.

◆탁현민: 전혀 아니죠. 그러니까 농담 삼아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를 추구했던 대통령이지만 동시에 한 손에 칼을 들고 있던 대통령이기도 했다. 그런 말을 많이 했죠.

◇주진우: 탁현민 비서관이 국방 관련된 행사 엄청 많이 기획하고 엄청 많이 노력했던 거 기억합니다. 특별히 군인들 굉장히 고생하던 그런 행사들도 보여요. 해병대원들도 그렇고 어떤 분은 위장복 같은 거 있잖아요. 그물 같은 거 쓰고 누워 있고 그런 군인들도 있었어요.

◆탁현민: 그 말씀은 드리고 싶은데 지난번 국군의 날 행사를, 윤석열 정부 국군의 날 행사를 보고 그다음에 제가 했던 행사들을 떠올리게 되잖아요, 제가? 그런데 이게 일단 계획이 있어야 돼요. 우리 문재인 정부는 처음에 국군의 날 행사를 기획할 때 국방부와 함께 되게 깊이 여러 가지를 논의했어요. 그중에 크게 두 가지를 결정한 게 하나는 기존의 계룡대에서 수십 년 동안 되풀이해서 해오던 국군의 날 행사를 각 군의 부대에서 하자. 그래서 첫 해는 육군, 두 번째는 해군 이런 식으로.

◇주진우: 해병대까지 갔었죠.

◆탁현민: 해병대까지 가니까 5년을 다 돌게 된 거고. 그 이유는 계룡대에서 행사를 하게 되면 말 그대로 의식 행사밖에 안 되는 거예요. 하지만 각 군 부대를 방문하면 각 군이 나름의 노력들을 하게 돼요. 뭔가 다른 걸 보여주고 싶어 하고 자기 군만의 특성을 보여주고 싶어 하고 그러기 위해서 노력하고 연습하는 모습까지도 보여줄 수 있거든요. 그래서 하나였고 두 번째는 기존에 해오던 국군의 날 행사에서 이제는 좀 없어져도 되는 것들 이를테면 분열이라든지 혹은 사열 중심이라든지, 사열 자체를 없앨 수는 없지만. 혹은 격파 시범이라든지.

◇주진우: 옛날에 꼭 했어요. 웃통 벗고 이렇게 격파.

◆탁현민: 차력이죠, 사실 거의. 그래서 그런 것들을 줄이거나 없애자는 그런 합의가 애초부터 있었어요. 그리고 그걸 단계별로 조금씩 줄여나가거나 결국은 다른 방향으로 했던 그 마지막이 말씀하셨던 해병대에서 했던 국군의 날 행사죠. 그거는 그냥 국군의 날 행사라기보다는 하나의 입체적인 상륙 작전이었죠. 기억이 많이 남습니다, 저도.

◇주진우: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행사와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 행사 뭐가 가장 크게 다릅니까?

◆탁현민: 같은 질문 세 번째 받는데 평가하기가 참 어려워요. 왜냐하면 평가라는 게 어느 정도 수준이 돼야 평가를 할 수 있는데 아직 그 수준에 못 미쳤기 때문에 평가하긴 어렵고 차이를 물어보셨으니까 처음에 드렸던 말씀처럼 대통령의 공개 일정은 그 대통령의 철학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 행사를 많이 했다면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철학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윤석열 대통령이 시장 방문을 많이 한다면 그거는 윤석열 대통령이 시장에 갖고 있는 철학인 거죠. 예를 들자면 그렇다는 거예요. 그래서 대통령이 어떤 일정들을 하는지를 국민들을 눈여겨보면 지금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어느 정도는 유추해 볼 수 있어요.

◇주진우: 잘 안 보이는데요?

◆탁현민: 그러면 생각이 많지 않은 거죠.

◇주진우: 그렇습니까? 시장 방문도 그냥 대통령이나 영부인의 시장 방문 이것도 그냥 결정하는 건 아니죠?

◆탁현민: 그냥 방법론이라고 생각하고 말씀드리면 제가 이렇게 보니까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주로 대구 서문시장을 가시더라고요. 제가 알기로는 이미 2번 이상 간 것 같은데.

◇주진우: 많이 갔어요. 오늘도 가시고.

◆탁현민: 문재인 정부 때도 시장 방문하거든요. 추석, 설날, 명절 이런 때. 그때 제일 먼저 고려하는 것은 이전에 방문한 적이 있느냐 없느냐예요. 재래시장은 전국에 다 있어요.

◇주진우: 그렇죠.

◆탁현민: 다 어려워요. 그리고 다 많은 사람들이 가서 소비할 필요가 있어요. 그거를 특정 한 군데만 가는 거는 상당히 편파적으로 보일 수 있어요. 실제로도 편파적이고. 그러면 뭐 예를 들어 올해는 대구에 갔으면 내년에는 광주에 가는 게 상식적인 기획의 어떤 카테고리죠. 그런데 이제 그런 모습이 안 보이고 두 번째는 시장에 가면 뭘 할 거냐. 가장 많이 하는 게 정말 지긋지긋한 모습이 어묵 먹고 떡볶이 먹고 떡 사먹고 따봉 하는 거 아니에요.

◇주진우: 그렇죠.

◆탁현민: 그리고 박수 치고. 그걸로 과연 시장 방문의 어떤 의미를 살릴 수 있을까. 시장 방문이라는 건 실제로 그 재래시장의 물건값이 얼마나 싼지 거기에 얼마나 따뜻한 말들이 오가는지 이걸 보여주고 싶은 거 아니에요, 대통령과 여사님이. 저희는 어떻게 했냐 하면 시장에 가서 실제로 그 해, 이제 명절 전에 뭐가 발표되냐 하면 올해 제수용품 사는 데는 얼마가 들 것이다 이런 걸 신문들이 막 발표를 해요.

◇주진우: 그렇죠.

◆탁현민: 그러면 실제로 그 돈을 대통령께 드렸어요. 혹은 여사님께 드렸어요.

◇주진우: 그 돈을?

◆탁현민: 그 돈으로 그 품목을 그대로 사보게 한 거예요. 그리고 실제로 두 분이 돈이 모자라면 좀 깎기도 하고 돈이 남으면 좀 더 드리기도 하면서 실제로 그게 맞는지 그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서 국민들에게 보여줬거든요.

◇주진우: 그렇군요.

◆탁현민: 그렇게 하는 방법도 있었고 또 하나는 이제 우리 때는 재활용품 이런 것들 그다음에 비닐봉투 안 쓰기, 장바구니 쓰기 이런 게 캠페인이 있었기 때문에.

◇주진우: 그래가지고 환경 에코백 들고 가시더라고요.

◆탁현민: 에코백도 들고 유리 상자도 들고 가서 그런 데 장을 본다거나. 그러니까 시장에 사진 찍히러 가는 게 아니에요. 그런 모습들, 그런 디테일들을 보여줘야 그래야 시장 방문의 의미가 살고 왜 우리가 재래시장에 국민들이 가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도 되는 거죠. 그런데 아마 제가 이번에 이렇게 보니까 그런 걸 안 한 이유는 올해 제수용품 가격이 많이 뛰었더라고요, 전보다. 그런 영향도 좀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드네요.

◇주진우: 대통령 시장 방문에 이런 철학이 또 담겨 있군요.

◆탁현민: 대통령의 모든 행동과 말은 그냥 할 수 없어요. 다 해석되기 때문에. 그거를 그냥 생각 없이 했다면 그거는 그 순간부터 대통령의 언어와 행동이 아니죠.

◇주진우: 그래요? 문재인 대통령 그러면 하나하나 다 고민하고 생각하고 협의하고 그래서 한마디 던지는 겁니까?

◆탁현민: 문재인 대통령이 되게 과묵한 인식이 있잖아요. 저는 대통령은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옆에서 지켜본 거로는. 과묵하게 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원래 품성도 과묵하겠지만 대통령이 가볍게 말을 할 수가 없는 자리인 거예요, 그 자리가.

◇주진우: 아무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행보를 보면 그분들의 마음이 대구에 가 있다 이렇게 봐도 됩니까?

◆탁현민: 철학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재래시장보다는 서문시장을 2번 더 챙겨야겠다라고 생각한 것만은 사실이겠죠.

◇주진우: 다른 생각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보세요?

◆탁현민: 그거는 모르죠. 그분들이 어떤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는데 잘 모르겠네요.

◇주진우: 요즘 얼마 전에 윤석열 대통령이 국어 공부 왜 하는지 모르겠다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탁현민: 그런데 그거는 앞뒤에 무슨 맥락이 있었을 거 아니에요. 저는 전문을 다 듣지는 못해서 정말 국어 공부를 안 해도 된다 이렇게 얘기한 건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주진우: 맥락이 별로 없는데 그 부분은 제가 또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임기 초에 신년 기자회견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신년 인터뷰를 하는데 여기에 대한 고민도 좀 많죠?

◆탁현민: 엄청나게 많죠. 신년 기자회견이 그 해의 시작이죠. 미국으로 따지면 연두교섭 발표와 맞먹을 정도로 청와대에서 가장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거죠. 더군다나 저희는 100명 이상의 기자들에게 무작위로 질문을 현장에서 라이브로 받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정말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르고 대통령이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공부해야 할 게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항상 신년 기자회견 때가 되면 긴장 상태가 되죠.

◇주진우: 그래요? 그랬는데 이번에는 신년 기자회견 없이 조선일보 인터뷰로 이렇게 갈음했는데.

◆탁현민: 편하겠어요. 정말 부러워요, 그런 거는 보면.

◇주진우: 왜요?

◆탁현민: 얼마나 편하겠어요. 특정 언론사 한 군데와 본인들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일정 정도 조율이 됐을 거라고 추측할 수 있고.

◇주진우: 조율 가능하죠. 이 문제는 이 발언은 빼주세요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죠.

◆탁현민: 게다가 라이브가 아니었잖아요. 라이브가 아니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편집도 가능했을 거고 얼마나 편하겠어요, 그러면? 그런 기자회견이라면 365번도 하죠.

◇주진우: 알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한테 이번 행사에서 어떤 행사에서 이렇게 해주십시오 그랬는데 안 들었던. 고집이 또 세잖아요, 문재인 대통령이.

◆탁현민: 제가 대통령께 감사하는 것 중의 하나는 아주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실무진에서 제안한 혹은 제시한 시나리오를 대개 다 받아주셨어요. 그러니까 아주아주 특별한 경우, 지금 기억으로는 딱 1번을 제외하고는.

◇주진우: 딱 1번은 뭡니까?

◆탁현민: 어린이날이었는데 어린이날에 뉴스 화면이 뭐로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세요? 1분짜리 뉴스 화면을 구성한다면.

◇주진우: 어린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뛰어놀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나갔으면 좋겠어요.

◆탁현민: 대통령과 같이 나간다면 이런 그림이겠죠. 어린이들이 청와대로 초청되고.

◇주진우: 달려 나가고.

◆탁현민: 아이들이 막 신나게 놀고 있고 대통령이 그걸 인자하게 바라보고 있고.

◇주진우: 그렇죠.

◆탁현민: 그다음에 마지막 장면은 뭐겠어요? 대통령이 아이들을 앉혀 놓고 너희는 이러이러한 사람이 되고 너희에게는 앞으로 이러이러한 미래가 펼쳐질 거야 이런 얘기하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들어가고 기자가 스탠딩을 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 어린이 교육에 뭘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거잖아요. 딱 그 그림이잖아요. 저도 당연히 그렇게 그림을 짜서 갔어요. 대통령이 한마디를 딱 하셨어요. 다 좋은데 내가 얘기하는 거 빼라. 아니, 그걸 빼면 뉴스에 메시지가 안 나가는데요? 그랬더니 애들이 내 얘기 듣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 나도 그날 하루는 아이들이랑 노는 걸로 족하니까 그 얘기는 빼라. 정 필요하면 대변인이 따로 얘기를 하든가 그냥 발표를 하든가, 부처에서. 그래서 결국은 그걸 못 했어요, 임기 첫 해에. 저도 항의를 엄청 받았어요. 우리 홍보수석실에도 항의를 받고. 그 그림이 없다고. 그런데 대통령이 본인이 아이들 앉혀 놓고 얘기하는 건 빼라니까 할 수 없이 빼버릴 수밖에 없었죠.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주진우: 그래요? 잘 들어줬는데 그 부분은 빠졌습니까? 예전이었던가요? 낙도 어린이들, 섬에 있는 어린이들을 헬기 타고 이렇게 와서.

◆탁현민: 마지막 어린이날 행사에요.

◇주진우: 그랬어요?

◆탁현민: 대통령이 그 전해에 코로나 때문에 어린이날에 아이들을 초청을 못 하고 영상으로 연결을 했어요. 그런데 그 영상으로 연결한 어느 한 어린이가 요청, 부탁을 한 거예요. 자기 청와대 너무 가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못 간다.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주진우: 그랬어요?

◆탁현민: 그러니까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꼭 한번 초청하겠다라고 하고 이제 마지막 해 퇴임하던 그 해 어린이날이 된 거죠. 너무 먼 거예요, 정말. 그래서 대통령이 전용 헬기를 직접 보내서 아이들을 데리고 와라.

◇주진우: 정말 특별한 어린이날이었겠네요.

◆탁현민: 아주 유쾌하고 즐거웠던 기억이. 책에는 다 그런 내용이 있습니다.

◇주진우: 그러니까요. 무엇보다도 책에 대통령 행사가 아니라 철학이 담겨 있고 왜 그때 이런 결정이 나왔나 이런 얘기가 담겨 있네요?

◆탁현민: 그러니까 대통령 행사를 쇼라고 폄훼하는 사람들은 정말 대통령의 일이 뭔지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재삼 얘기하지만 대통령의 일정은 대통령의 철학입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서 우리는 왜 탁현민 같은 사람이 없냐, 탁현민을 찾는다 이런 얘기가 많이 나왔잖아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듭니까?

◆탁현민: 저는 알 것 같은데 왜 없는지.

◇주진우: 왜요?

◆탁현민: 답을 하진 않겠습니다. 그런데 뭔가 어떤 사람, 필요로 하는 게 없을 때는 이유가 있죠, 다.

◇주진우: 그래요? 알겠습니다. 도어스테핑은 어떻게 보셨어요?

◆탁현민: 저는 직접 보진 않았어요. 대부분 다 뉴스.

◇주진우: 뉴스를 통해서 보나요?

◆탁현민: 본인의 리스크를 극대화하는 거였잖아요.

◇주진우: 대통령 리스크를 극대화했습니까?

◆탁현민: 본인의 리스크를 극대화하는 프로그램이었고 또 거기에 의미를 잔뜩 부여하는 바람에 이도 저도 못 하게 됐던 거였는데 더 나아갈 수도 없고 취소할 수도 없고. 적절한 어떤 핑계거리를 찾아서 결국 취소를 하게 된 거잖아요. 없애버린 거죠.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잘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잘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탁현민은 앞으로 어떤 미래를 기획할까요? 그거 궁금해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탁현민: 이것도 말씀드렸던 거고 더 사적으로도 잘 아시지만.

◇주진우: 나는 잘 알지만 청취자들, 국민들은 모르니까.

◆탁현민: 일단 아마 그걸 제일 궁금해 하실 것 같은데 저는 정치나 정치적인 일을 하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그렇다고 해서 제가 경험하거나 알고 있는 상식 바깥의 일들에 대해서 그냥 아무 소리 안 하고 있지도 않을 거예요. 그냥 제가 한 명의 시민으로서 또 한 명의 연출가로서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이야기가 있으면 할 거고요. 공연을 연출하거나 행사를 기획하는 그런 일들을 앞으로도 쭉 해나갈 생각입니다. 비정치적인 영역에서.

◇주진우: 알겠습니다. 고소, 고발당했다는 소식 들었는데 그런 건 다 끝났죠?

◆탁현민: 아직 다 끝나진 않았고요. 아마 뭐 또 있겠죠, 앞으로도.

◇주진우: 앞으로도?

◆탁현민: 이렇게 계속 나와서 이렇게 말을 질문을 자꾸 하면 제가 이렇게 말을 하게 되고 그럼 이런 것들이 쌓여서 또 불려가고 또 불려가고 하겠죠.

◇주진우: 저는 무죄 받았기 때문에 탁현민도 한 10년 끌려가봐야 되는데 그런 생각을 하진 않습니다. 아무튼 <미스터 프레지던트> 행사가 아니라 철학이 담겨 있다고 하고 생각이 담겨 있다는데 그 생각 궁금합니다.

◆탁현민: 이야기로 받아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추억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거고 기획자로서 궁금해 하는 부분도 있을 테니.

◇주진우: 대통령의 전통시장 방문, 영부인의 전통시장 방문이 이렇고 큰 의미가 있는지는 또 오늘 알았습니다. 또 모시겠습니다.

◆탁현민: 고맙습니다.

◇주진우: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었습니다.

◆탁현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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