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앞바다는 이제 성지가 될 것”...해상풍력 출사표 낸 이 기업
크리스텐센 아시아·태평양 대표
“인천에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한국 연근해, 최적의 조건 갖춰”
세계 최대 해상풍력 발전기업인 오스테드가 한국에서의 해상 풍력 발전 전망이 긍정적이며, 적극적으로 한국 해상풍력 개발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좁은 국토에 인구와 산업이 밀집돼있어 신재생에너지를 늘리기 녹록치 않은 가운데, 풍부한 풍력 자원을 가진 바다가 한국 에너지의 미래라고 보고 있었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페어 마이너 크리스텐센 오스테드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한국이 넓은 해상풍력 발전단지(윈드팜)를 건설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했다. 크리스텐센 대표는 “한국 연근해는 바람의 속도가 좋을 뿐 아니라 산업단지가 갖춰진 곳이 많고 인구도 많아 해상풍력 발전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밝혔다. 크리스텐센 대표는 지난해 6월 오스테드의 아시아·태평양 대표로 취임했으며 취임 후 매일경제와 첫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스테드는 인천 앞바다에 단일 단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 해상풍력 발전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발전 용량은 1.6기가와트(GW)로 원전 1.6기 분량에 해당한다. 크리스텐센 대표는 “인천은 물론이고 다른 다양한 지역의 풍력발전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천을 시작으로 고정식과 부유식 등 다양한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오스테드는 전세계에서 운영되는 해상풍력 터빈 4개 중 1개를 설치한 글로벌 1위 해상풍력 기업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해상풍력 단지를 영국 해안에서 개발해 운영 중이며, 해상풍력 분야에서 30년 넘는 경험을 자랑한다. 크리스텐센 대표는 “오스테드는 단순히 풍력 발전을 설치해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30~50년 간 서비스 운영 및 관리도 담당한다”며 “3000명 이상의 직원이 해상풍력의 안정적인 운영을 돕는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초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 세계인들로 하여금 에너지를 ‘에너지 안보’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했다. 그는 “풍력발전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가가 얼마나 에너지 자립을 이룰 수 있는가 측면에서도 효과적인 수단이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해상풍력을 비롯해 태양광 같은 녹색 에너지 기반을 활용하면 안정적으로 에너지 자립을 달성할 수 있다”며 “한국은 풍력 발전을 도입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춘 만큼 이 피할 수 없는 여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시아에서 최대 규모로 풍력 발전 단지를 짓고 있는 곳은 대만이다. 대만은 해안선이 길고 풍력발전을 설치하기 적절한 풍력과 수심을 갖고 있다. 크리스텐센 대표는 “대만은 900MW 규모 풍력단지를 2곳 건설하고 있는데 한국은 대만과 비슷한 환경을 갖고 있어 풍력단지를 대규모로 건설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스테드는 풍력 발전을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유리할 뿐 아니라, 에너지 경제 차원에서도 효과적인 수단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텐센 대표는 “30여년 전 처음 해상풍력 단지가 건설될 때와는 비교도 어려울 정도로 지금의 풍력 단지는 경제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건설 비용이 많이 낮아졌을 뿐 아니라, 풍력터빈의 효율이 올라가 발전량이 늘고, 전력 가격이 올라간 영향에 경제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부수적으로 창출되는 부가가치도 크다. 크리스텐센 대표는 “한국은 세아, 삼강엠앤티, 씨에스윈드, 현대스틸산업, LS전선, 포스코 등 중요한 기업들이 풍력 생태계에 있다”며 “한국에서 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벌이면 이들 기업과 지역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풍력발전 단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과거보다 부지 개발 비용이 늘었고고 인건비도 상승한 점은 부담이다. 그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인천 서해 앞바다에는 1.6GW 규모의 대규모 단지를 짓는 것”이라며 “단지 규모가 커질수록 전기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풍력발전을 더 육성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풍력발전을 지원하는 일이 중요하다지만 결국 지역사회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이익이 돼야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통해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은 덴마크가 풍력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한 ‘원스톱숍’ 모델을 벤치마킹 해 운영하고 있다. 크리스텐센 대표는 “재생에너지와 해상풍력은 많은 나라에서 아직은 낯선 발전 방식”이라며 “성공적인 협력 없이는 견고한 풍력발전 사업이 어렵기 때문에 정책 테이블을 통한 이해관계 공유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으로 풍력발전을 보급하기 위해 중요한 점으로 그는 “해상풍력 보급을 우선과제로 설정했다면 이를 돕기 위해 규제체제를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직 한국의 원스톱숍은 덴마크가 도입한 모델에 비해 제도 정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지역 어민들과 주민들의 반발에 부닥치는 경우가 많다. 크리스텐센 대표는 “오스테드가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건설하면 이를 유지·보수하기 위해 주변 어항에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며 “지역과의 상생은 오스테드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라고 밝혔다.
오스테드는 풍력발전의 개발·보급을 넘어 재활용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크리스텐센 대표는 “오스테드는 풍력발전의 마지막인 폐기 단계에서도 지속가능한 가치사슬을 만들고자 한다”며 “해상풍력을 잘 해체하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만 남기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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