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사 재하도급 구조, 1년 전과 바뀐 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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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과정을 떠올리는 게 힘들어 지난 1년간 언론 기사도 일부러 찾지 않았습니다. 사고 현장을 오기 위해 큰 용기를 내주신 유족들께 감사드립니다."
11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1주기 추모식을 앞두고 사고 현장을 찾은 안정호 희생자가족협의회장은 1년 전 참사가 일어난 붕괴 구간을 말없이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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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과정을 떠올리는 게 힘들어 지난 1년간 언론 기사도 일부러 찾지 않았습니다. 사고 현장을 오기 위해 큰 용기를 내주신 유족들께 감사드립니다.”
11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1주기 추모식을 앞두고 사고 현장을 찾은 안정호 희생자가족협의회장은 1년 전 참사가 일어난 붕괴 구간을 말없이 바라봤다. 안 대표와 다른 유족들은 지난해 1월11일 사고 발생일부터 마지막 희생자가 수습된 2월8일까지 29일간 현장을 지키며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이곳에선 지난해 1월11일 오후 3시46분, 201동 39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바닥이 23층까지 무너지며 노동자 6명이 숨졌다. 공법 무단 변경과 임시 지지대의 이른 철거가 원인이었다.
1년 전 콘크리트 잔해물로 어지러웠던 201동 주변은 말끔히 정리돼 합동분향소가 차려졌다. 하지만 붕괴가 일어난 201동 상층부(23∼39층)는 위태롭게 서 있던 외벽만 제거했을 뿐 나머지 구간은 안전막만 쳐놓은 채 1년 전 모습 그대로였다. 지난해 5월 8개 동 모두 철거하겠다고 발표했던 시공사 현대산업개발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이달까지 안정화 작업을 마친 뒤 3월부터 철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추모식에는 사고 당시 목숨을 건 구조 작업에 나섰던 119구조대원들도 함께했다. 고민자 광주소방안전본부장은 “사고 직후 현장에 나가보니 언제든 추가 붕괴가 일어날 수 있어 무작정 대원들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유족들이 ‘추가 인명피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상황을 이해해줘 너무 고마웠다”고 회고했다.
화정아이파크 붕괴 현장은 국내에선 유례를 찾기 힘든 고난도 구조 환경이었다. 사고가 일어난 지상 130m 지점에는 구조 크레인이 닿지 않았고 높이 145m 타워크레인도 기울어져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루 유동인구가 2만명에 이르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과는 불과 너비 20m 도로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었다. 구조대원들은 손으로 잔해를 헤집으며 매몰자를 찾았다.
현장은 수습됐지만 주변 상인과 예비입주자의 피해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홍석선 피해상가 대책위원장은 “지난 1년간 손님 발길이 끊겨 매출이 나오지 않고 폐업한 상가마저 나오고 있다”며 “최근에는 안정화 작업을 한다며 무리하게 콘크리트를 철거해 비산먼지 피해까지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11월 입주했어야 할 847가구 예비입주자들도 재시공이 마무리되는 2027년 말까지 전·월세살이를 해야 한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는 사고 1주기 성명을 내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짧은 공정이나 미흡한 콘크리트 양생(굳힘) 기간, 재하도급 구조 등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바뀐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원청이 안전감독을 늘리며 사고가 일어났을 때 책임을 회피할 수단만 늘었다”고 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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