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극의 호쾌한 장르 변주…영화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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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항일단체인 '흑색단'이 도처에서 활동하던 1930년대 경성.
신임 총독은 흑색단이 총독부에 심어놓은 비밀 요원 '유령'을 샅샅이 찾아내 처단할 것을 지시하고, 총독의 새 경호대장 '카이토'(박해수 분)는 외딴 호텔로 용의자들을 하나둘씩 불러 모아 색출작업에 나선다.
영화 '유령'은 이같이 '유령'의 실체를 쫓는 첩보 심리극으로 시작한다.
영화 '유령'은 범죄액션물 '독전'(2018)을 연출했던 이해영 감독의 5번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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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조선의 항일단체인 '흑색단'이 도처에서 활동하던 1930년대 경성. 조선총독부 신임 총독을 암살하려는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다.
신임 총독은 흑색단이 총독부에 심어놓은 비밀 요원 '유령'을 샅샅이 찾아내 처단할 것을 지시하고, 총독의 새 경호대장 '카이토'(박해수 분)는 외딴 호텔로 용의자들을 하나둘씩 불러 모아 색출작업에 나선다.
명문가 군인 출신으로 출세 가도를 달리다 한직으로 쫓겨난 통신과 감독관 '쥰지'(설경구), 조선 최고 재력가의 딸로 통신과에서 암호문 기록을 담당하는 '차경'(이하늬)은 용의자로 강한 의심을 받는다.
여기에 호텔로 끌려온 당혹스러운 상황에도 기죽지 않는 정무총감 비서 '유리코'(박소담), 통신과의 천재 암호해독관 '천계장'(서현우)도 카이토가 파놓은 함정에서 서로를 견제하고 의심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린다.
과연 누가 흑색단의 비밀 스파이 '유령'인가.
영화 '유령'은 이같이 '유령'의 실체를 쫓는 첩보 심리극으로 시작한다. 용의자들은 마치 치열한 심리게임을 벌이듯 의심과 견제를 반복하며 극적 긴장감을 키운다.
경호대장 카이토의 회유와 협박으로 한데 모인 용의자들은 권총의 위협 앞에 신분이 노출될 위기를 맞고 긴장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 에너지를 폭발시킨다. 영화를 지배했던 치밀한 심리극은 강렬한 액션 장르로 빠르게 전환한다.
쥰지와 차경 등 남녀 캐릭터 사이에 벌어지는 격투 장면은 호쾌하다. 힘의 대결, 주먹의 세기로만 보면 남녀 사이에서 벌어지는 격투 장면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하다.
설경구는 11일 언론시사회에서 격투 장면 촬영 때를 떠올리며 "이하늬 배우 때문에 힘에 부쳐서 많이 좀 버거웠던 거 같다"고 웃었다.
이하늬도 "'역도산'하고 같이 붙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감이 있었다"며 호응했다. 역도산은 과거 설경구가 동명의 영화에서 연기한 일본 최고 프로레슬러다.
영화에서는 설경구부터 서현우까지 다섯 캐릭터의 연기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갖가지 잔혹한 방법을 동원해 '유령'의 실체를 드러내고자 이를 깨무는 카이토 역의 박해수는 악인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기생충'(2019)에서 영악한 기정 역의 박소담이 극 중에서 보여주는 확장된 연기 스펙트럼은 관객들을 놀라게 할 만큼 충분하다.
영화 '유령'은 범죄액션물 '독전'(2018)을 연출했던 이해영 감독의 5번째 작품이다. 장르물에 강한 면모를 보여온 이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사한다. 영화 속 색감은 화려하고 도드라진다. 음악은 웅장함을 더했다.
이 감독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빛이 나고, 배우들의 호연이 이야기의 모든 구심점 역할과 개연성이 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고 돌아봤다.
18일 개봉. 132분. 15세 이상 관람가.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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