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낮춘 나경원 “윤석열 정부 성공해야”…대통령실 반감 좁히기

오연서 2023. 1. 1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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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뽑는 3·8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나경원 전 의원이 '고심의 시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쿠키뉴스> 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9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20명을 대상(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으로 한 조사에서도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당대표 선호도 30.7%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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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력투쟁]‘빚 탕감’ 정책 갈등 “포퓰리즘 아냐” 적극 항변
전당대회 출마 여부엔 “더 기다려달라” 저울질
나경원 전 의원(앞줄 맨 왼쪽)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동안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 셋째부터)과 오세훈 서울시장, 김기현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뽑는 3·8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나경원 전 의원이 ‘고심의 시간’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라는 현실과 대통령실의 거부감 사이에서 저울질이 길어지는 모습이다.

‘출산 시 대출 원금 일부 탕감’ 구상을 언급했다가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집중포화를 맞은 나 전 의원은 11일 “포퓰리즘이 아니다”라고 항변하면서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강조하는 등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놓고 줄타기를 이어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동작구청에서 열린 새해인사회에 참석해 “(결혼하면) 2억원 정도 초저리로 20년 대출해주고 첫째 아이를 낳으면 이자를 탕감해주고, 둘째 아이를 낳으면 원금 일부를 탕감해주는 식의 구상을 했는데 이걸 가지고 포퓰리즘이라고 한다”며 “나경원이 포퓰리즘이겠나”라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하기 닷새 전인 지난 5일 밝혔던 정책 구상에 대한 소신을 재확인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헝가리에 비슷한 제도가 있고 옛날에 홍준표 대구시장이 전당대회에 나와서 얘기한 제도”라고도 했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판단을 할 건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정책적인 논의가 갈등과 충돌로 비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책적인 논의일 뿐 대통령실과 각을 세운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이날 오후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다른 당권 주자들과 참석해서도 윤 대통령이 내건 노동·연금·교육 개혁의 완성을 강조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했다. 나 전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의 길을 가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것에 대해선 더 이상 답변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 등과 한묶음으로 ‘반윤’으로 비치는 것에 선을 그은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이날도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관한 질문에는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의 한 측근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의 표명에 대한 대통령실의 수리 또는 반려 입장도 안 나왔는데 바로 출마를 하긴 어렵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날 <쿠키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9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20명을 대상(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으로 한 조사에서도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당대표 선호도 30.7%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김기현 의원(18.8%), 3위 유승민 전 의원(14.6%)에게 크게 앞선다. 하지만 실제 전당대회에 출마해서도 ‘윤심’의 벽을 넘어 1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 나 전 의원 주변에서는 “완전히 윤 대통령과 척지기에는 여러 위험이 있다. 당분간은 로키(신중한 자세)로 가야 할 걸로 보인다”는 얘기가 나온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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