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절대 놓지마"…노경은이 던진 희망, 김건국이 되새긴 '꺾이지 않는 마음'
[OSEN=조형래 기자] SSG 랜더스 노경은(39)은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여러 차례 선수 생활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2018년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노경은은 원 소속팀 롯데와 타 구단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1년을 미아 신세로 보내야 했다. 2019년 시즌 도중 사인 앤 트레이드로 새로운 소속팀을 찾을 수도 있었지만 끝내 무산됐다.
하지만 1년 동안 노경은은 부산 동의대에서 대학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선수 복귀를 위한 끈을 놓치지 않았고 결국 2019년 시즌이 끝나고 몸 상태를 꾸준히 지켜본 롯데와 2년 총액 11억 원에 계약해 복귀에 성공했다.
복귀 후 롯데에서 두 시즌 동안 39경기(35선발) 189⅓이닝 8승 15패를 기록했다. 2년 계약이 끝나면서 롯데는 보류권을 갖고 있었지만, 노경은과 재계약 하지 않고 자유계약선수로 풀었다.
그리고 노경은은 다시 한 번 테스트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현역 연장 의지를 불태웠고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노경은은 SSG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성적으로 증명했다. 지난해 노경은은 41경기 12승 5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05의 성적으로 SSG의 통합 우승에 빼놓을 수 없는 공신이 됐다.
포기하지 않았던 노경은의 불굴의 의지는 다른 방출 선수들에게 희망이었다. 11일 KIA와 계약이 확정된 김건국(35)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김건국은 롯데 시절 노경은과 절친한 사이였다.
김건국도 노경은처럼 선수생활 자체가 기구했다. 어쩌면 노경은보다 더 파란만장한 선수 커리어였다. 2006년 두산에 2차 1라운드로 지명된 유망주였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방출된 이후 독립리그 고양 원더스에서 공을 던지며 현역 연장을 이어갔다. 이후 2013년 NC에 재입단 했지만 2차 드래프트로 2014년 KT로 팀을 옮겼고 2017년 트레이드로 다시 롯데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롯데에서는 87경기 7승5패 4홀드 평균자책점 4.53의 기록으로 쏠쏠한 투수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21년 시즌이 끝나고 방출됐다. 노경은과 비슷한 시기에 롯데 유니폼을 벗게 됐다. 그러나 노경은이 SSG의 부름을 받은 반면 김건국을 부르는 구단은 없었다.
1년여 의 공백이 생겼지만 김건국은 다시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연말 열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개최한 시도대항 야구대회 부산광역시 소속으로 출장하면서 몸을 만들었다. 이 모습을 본 KIA는 김건국이 1년을 기다린 테스트를 제안했고 한달 여의 기간 동안 증명을 하고 입단을 최종 확정지었다. 145km의 구속을 뿌리면서 건재한 모습이 KIA를 매료시켰다.
OSEN과 연락이 닿은 김건국은 “혼자 발버둥 쳐서 다시 야구를 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연락이 오지 않으니까 절망도 많이 했고 ‘내가 이 정도밖에 안되는 선수였나’라는 자책도 많이 했다. 그래도 한 번 원없이 해보자는 마음으로 묵묵히 몸을 만들고 있었다”라고 1년 여의 공백기를 설명했다.
공백기에도 김건국이 선수 생활을 포기하지 않게끔 힘을 북돋워 준 인물이 바로 노경은이다. 김건국은 “1년 동안 팀이 없었지만 (노)경은이 형과 꾸준히 연락했다. ‘공 던지고 있냐, 네가 선수생활을 더 하고 싶으면 공을 절대 놓으면 안된다’라고 계속 말씀 해주셨고 테스트 알아보고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경은이 형에게 많이 물어봤다”라면서 “저와 경은이 형의 상황이 다르긴 했지만 경은이 형이 ‘나도 FA 미아가 돼서 1년 동안 쉰 적이 있었다’라고 말씀을 해주시기도 했다. 그래서 경은이 형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 다시 해보자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라면서 노경은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1년 간 선수 생활에 대한 마음을 놓지 않았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을 김건국은 다시 한 번 보여줬다. 김건국의 커리어는 끊기지 않고 다시 이어지게 됐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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