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원격 호흡 측정·객체 인식 AI… 삼성이 그려낸 `디지털헬스`
1200명 직원 모여 美시장 확장
AI·로봇·SW 플랫폼 등 개발
TV로 영화·게임 한번에 충족
"우수인재 영입해 신사업 강화"
삼성전자 美 실리콘밸리 사옥 가보니…
"와이파이를 통해 사용자가 방 안에 있는지 문을 직접 열어 보지 않고도 호흡 측정 등 다양한 생체 신호로 아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노원일 삼성리서치 아메리카 연구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소재한 삼성리서치 아메리카(이하 SRA)에서 연구하고 있는 디지털 헬스 신기술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선행 연구에 상품화 개발까지= SRA는 삼성전자 DX(디바이스 경험)부문의 선행 연구개발 조직으로 미래 제품과 서비스의 핵심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다. 현재 650여명의 연구원이 차세대 통신과 AI(인공지능)는 물론 로봇, 디지털 헬스, 멀티미디어, 카메라,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로 연구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AI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삼성리서치 아메리카 AI센터는 자연어 이해(NLU)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빅스비 성능 강화, 멀티모달 기술을 활용해 시각 자료에서 사용자가 언급하는 객체를 인식하는 비주얼 NLU 등을 개발 중이다. 기술이 구현되면 머티모달 AI가 더 잘 어울리는 코트나 신발을 추천해주거나 가격을 확인해준다.
이같은 삼성리서치의 선행 연구는 상품화 개발까지 연결된다. 노 연구소장은 "현지의 많은 우수 인력이 단순 연구만 하는 것보다는 상품에 적용하는 것까지 원한다"며 "DX부문의 다양한 제품을 적용할 수 있는 경험과 소비자 접점 끝에 있는 엔드디바이스를 많이 보유해 인재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미국, TV 생방송 보는 시간 적어져"= 현장에서 만난 김상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북미 서비스 비즈니스 담당 부사장은 "작년 미국에서 TV 생방송을 보는 시간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청 시간보다 적어졌고, 이는 시장의 변화이고 곧 생태계가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삼성 TV 플러스와 삼성 게이밍 허브, 아트 스토어를 미래 핵심 서비스 전략으로 꼽았다.
삼성전자는 비디오 소비 환경 변화를 반영해 삼성 TV 플러스를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TV 플러스는 TV에 인터넷만 연결하면 영화, 드라마, 예능, 뉴스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채널형 비디오 서비스다.
현재 24개국 4억6500만대 이상의 삼성전자 TV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 중인데, 올해는 바이스 미디어, 라이언스게이트 등 파트너들과의 협업으로 제공하는 VOD(주문형비디오) 수를 배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다.
또 콘솔과 같은 별도의 기기 없이도 TV에서 스트리밍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삼성 게이밍 허브 서비스에 연내 앤트스트림 아케이드, 블랙넛을 추가해 올해 2500개 이상의 인기 스트리밍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2000여점의 작품을 제공하는 작품 구독 서비스인 삼성 아트 스토어는 NFT(대체불가토큰)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반도체 역량의 산실, 미주 총괄 사옥= SRA에서 차로 10분 정도 더 달리자 실리콘밸리의 저층 건물들 사이에서 반도체 전초기지인 삼성전자 반도체 미주 총괄 사옥이 나왔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3단 적층 구조를 본떠 설계된 10층 규모의 건물은 삼성전자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높은 층고가 제일 먼저 시원한 느낌을 준다. 어느 곳도 답답하지 않도록 개방적인 공간으로 구성해 임직원들의 창의성을 막지 않도록 힘을 쏟은 듯 하다. 사무 공간은 두 개 층을 연결한 복층 구조로 돼 있어 구성원 간의 협업에 최적화돼 있다.
세 개 층마다 야외 정원을 두고 있으며, 각종 스포츠시설과 음악감상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통해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업무 환경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널찍한 유리 통창은 직원들이 건물 어디서든 풍부한 자연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DS 미주총괄은 1200여명의 글로벌 인재들이 모여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시장을 담당하고 있다. 반도체 연구개발과 영업·마케팅·고객지원부터 메모리·시스템 LSI·파운드리 사업부의 연구 조직도 함께 있어 본사와 현지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곳이다.
한진만 DS 미주총괄 부사장은 "확대되는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메모리·시스템 LSI·파운드리 분야의 기술과 대응 능력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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