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신흥국 '증시의 봄' 빨라지나

정혜진 기자 2023. 1. 1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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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주식과 채권의 혹독한 '이중 약세장'으로 끝났다.

198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려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집스러운 금리 인상 때문이었다.

2022년의 금리 인상 속도와 경기 침체 우려를 감안하면 2023년 상반기에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중단되거나 끝날 확률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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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
[서울경제]

2022년은 주식과 채권의 혹독한 ‘이중 약세장’으로 끝났다. 198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려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집스러운 금리 인상 때문이었다. 거의 모든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기록상 최악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주식 등 대부분의 자산군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정책의 긴축은 6~12개월의 시차를 두고 작용하며 연준의 정책이 전체 경제 내에서 미치는 영향에 대해 2023년 어느 시점까지인지 우리가 정확히 알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유력 전망기관들의 2023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대체로 2%대 초반이며 선진국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지역이 많다. 미국도 0.5% 이하의 저조한 성장을 보일 것이며 2023년 말 물가는 장기 목표인 2%와 거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신흥국의 경우 3%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대체로 2022년 대비 크게 개선되는 모습이 기대된다. 이 시나리오가 자산군 가격에 완전히 반영돼 있지 않아 현재로서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 투자은행들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2023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주당순이익(EPS)이 230달러로 지난해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각에서는 이 의견에 반대하고 있다. 기업들이 매출 감소와 제품 가격 하락을 동시에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들은 2023년 EPS를 200달러 내외로 전망해 지수가 현 수준에서 15~20% 하락하고 연말에나 현재 수준과 비슷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즉 명목상 영업이익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상승해 왔지만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면 이익의 감소 폭이 상당하다는 주장이다.

금리가 크게 상승한 상황에서 우량 채권에 대한 투자 기회가 연중 내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채·우량채 등이 5~7% 내외에 해당하는 이자와 매매 차익을 제공하고 경기 둔화 속 자산군들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할 때 2023년에는 경제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채권가격 상승, 이자와 같은 소득에 대한 기대감을 갖는 것이 유리하다.

2022년의 금리 인상 속도와 경기 침체 우려를 감안하면 2023년 상반기에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중단되거나 끝날 확률이 높아 보인다. 달러화 약세가 가속화되면 미국 외 지역의 주식 및 금의 긍정적인 수익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신흥국 시장은 선진국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을 갖고 있고 중국의 코로나 봉쇄, 우크라이나 전쟁, 달러화 강세로 장기간 고전하다 이제 회복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23년 봄까지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 전망이 개선될 것이라는 현재 기대가 일정 부분 현실화된다면 위험 대비 수익률은 상당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1분기까지는 모든 자산에 대해 인내심이 필요한 시기로 보인다. 연준의 정책 정상화와 실질금리 재하락은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중요한 재료가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금리가 하락한다고 해도 그 수준이 높아 성장주는 수혜를 누리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전망이 나쁜 업종은 과감히 매도할 필요성도 있다. 경기 침체 및 회복기에 수혜가 있는 반도체·화학·음식료·증권·헬스케어 등의 업종과 금과 같은 귀금속 및 산업용 금속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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