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쌀 때 들어가자" 유럽증시로 눈돌리는 투심

서혜진 2023. 1. 1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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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서 유럽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유로 약세에 유럽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져 투자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로 기술주 비중이 높은 뉴욕증시가 크게 흔들렸지만 유럽증시는 은행, 소매유통, 에너지 등 경기순응적인 가치주가 오르면서 선방했다.

롬바르드오디에르 투자관리의 플로리안 이엘포 매크로본부장은 "유럽증시는 미국보다 중국과 더 강하게 연결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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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값 떨어지며 인플레 둔화
중국 '위드코로나 전환' 도 한몫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서 유럽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유로 약세에 유럽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져 투자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EPFR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영국 뮤추얼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유입액은 1억8800만달러를 웃돌았다. 지난해 6월 이후 최대다.

하그리브스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 선임투자시장 분석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유럽증시가 예상보다 훨씬 큰 회복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개월 사이 유럽증시의 주요 지수는 다른 선진국을 상회했다. 독일 닥스지수와 프랑스 까끄40지수는 3개월 동안 18%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 상승률(8.5%)의 두 배를 넘는다. 영국 FTSE100지수는 2%만 더 오르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다. WSJ는 "유럽증시가 인플레이션 둔화, 에너지 가격 하락, 중국의 재개방 기대에 힘입어 되살아났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달리, 유럽증시는 대형 기술주들이 시장을 지배하지 않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로 기술주 비중이 높은 뉴욕증시가 크게 흔들렸지만 유럽증시는 은행, 소매유통, 에너지 등 경기순응적인 가치주가 오르면서 선방했다.

유럽 증시는 달러 대비 유로와 영국 파운드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했다. 게다가 유럽기업들은 해외에서 얻은 매출을 자국으로 송금하며 환율 효과를 누렸다. 유로와 파운드 약세는 유럽 수출기업들의 경쟁력과 달러 매출 가치를 끌어올렸다.

유럽 경제가 예상보다 선전한 것도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이번 겨울 유럽에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에너지 위기가 경제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누그러졌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일조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인플레이션은 2개월 연속 둔화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느리게 올랐다.

중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제로코로나 방역 정책을 폐기하자 유럽의 광산 및 명품 관련주들이 급등한 영향도 컸다. 명품시장의 '큰 손'인 중국인들이 외국에서 지출을 늘릴 것이라는 희망에 LVMH모세헤네시 루이비통과 에르메스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1% 뛰었다. 롬바르드오디에르 투자관리의 플로리안 이엘포 매크로본부장은 "유럽증시는 미국보다 중국과 더 강하게 연결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유럽증시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지적한다. 이엘포 본부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사이클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대출 비용 상승 속에 더 많은 고통이 유럽기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의 재개방이 유럽기업을 얼마나 장기적으로 지지할지는 "여전히 큰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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