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행 재개에 힘받는 저가항공주
[파이낸셜뉴스] 저가항공(LCC)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일본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데다 엔저(엔화 약세)로 인해 관광객이 급증한 덕택이다. LCC업계의 경우 팬데믹 이전부터 출혈 경쟁 심화, 노(No)재팬 운동 등으로 적자행진을 이어왔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CC 4개사의 주가는 모두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에어부산이 전 거래일 대비 2.88% 오른 것을 비롯해 진에어(2.67%), 티웨이항공(1.44%), 제주항공 (0.34%) 순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주가는 일본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기 전인 3개월 전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티웨이항공이 81%로 가장 많이 뛰었다. 에어부산이 36%, 제주항공 24.9%, 진에어 16.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적도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대한항공 LCC 자회사인 진에어는 지난해 4·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진에어의 2022년 4·4분기 매출액이 일본여행 재개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28% 증가한 2235억원, 영업이익은 286억원 개선된 112억원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4분기 진에어의 국제선 여객은 전분기 대비 141%, 일본 여객 수는 628% 늘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여행 수요 회복이 증편보다 빨라 유가 부담을 운임에 전가함으로써 15개 분기 만에 영업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애경그룹 계열의 제주항공도 지난해 4·4분기 영업흑자가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제주항공의 2022년 4·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3367억원, 92억원으로 예상했다. 2019년 2·4분기 이후 14개 분기 연속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셈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호실적의 원동력은 역시 일본노선 수요 회복"이라며 "지난해 4·4분기 일본노선 수송객 수는 55만명을 웃돌면서 2018년 4·4분기의 70%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만 보면 일본노선 수송객 수가 약 27만명으로 2018년 같은 달의 92% 수준까지 올라섰다.
티웨이항공은 적자 규모를 대폭 줄였다. 리딩투자증권은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할 것으로 판단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티웨이항공의 가장 큰 이슈는 자본잠식 우려다. 지난해 4·4분기 BEP에 근접하는 실적을 냈다면 자본잠식 우려 해소는 물론 추가 자본조달 이슈에서도 자유롭게 된다"고 말했다.
경쟁사 대비 저평가된 LCC종목 주가의 추가 상승도 기대된다.
리딩투자증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38대, 진에어는 26대, 에어부산 2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제주항공이 약 1조1000억원, 진에어는 약 8600억원이다. 유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보유 기재수(30대)와 올해 실적 개선을 고려하면 시가총액(약 4500억원)이 너무나 저평가돼 있다"며 "향후 시가총액 8500억~1조1000억원까지 주가의 높은 업사이드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LCC 자회사인 에어부산도 실적 회복세가 기대된다. 에어부산은 2022년 4·4분기 국제선 노선에서 총 2339편의 항공편을 운항, 약 39만명의 탑승객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대비 항공편은 90%, 탑승객 수는 1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21년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항공편은 약 3000%, 탑승객 수는 5300% 이상 확대됐다.
금융투자업계는 일본 및 동남아 여행 수요 증가가 올해 1·4분기까지 유효할 것으로 본다. 최고운 연구원은 "해외여행 수요는 1·4분기에도 증가할 전망"이라며 "이제는 겨울 성수기를 맞이한 동남아 노선으로 공급이 분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수영 연구원은 "부진한 경기 탓에 겨울방학 종료 이후 나타날 여객 수요 회복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는다"며 "'바닥→회복'의 단순한 논리 구조가 달콤하지만 겨울 이후 항공업황에 대해 차분히 고민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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