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스타트업이 바라본 CES2023와 K-모빌리티
'실용주의'
CES2023(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내 자동차 및 모빌리티 전시장 '웨스트 홀'을 대표하는 하나의 키워드를 정하자면 '실용주의'다. 필자가 이끄는 회사는 2018년부터 6년 연속 CES에 참여했는데, 지난해만 해도 저 하늘 너머의 우주를 향해 가던 초혁신 기술이 가득했지만 올해는 실용적 모빌리티가 주를 이뤘다. 상용화에 성공해 현업에서 판매 중인 것들이다.
메인 부스에는 '존디어'의 자율주행 트렉터 등이 위용을 자랑했다. 농산물 생산량을 높이는 동시에 농약 사용량은 최소로 할 수 있는 트렉터다. 집채만한 크기의 바위도 옮길 수 있을 것 같은 캐터필러의 자율주행 트럭과 장거리 원격 조정 포크레인도 눈에 띄었다.
올해 자율주행 라이다(LiDAR)의 원조 회사인 미국 Velodyne은 Ouster와의 합병으로 전시에 참가하지 않았다. 현재 유일하게 양산되는 라이다를 개발했지만 얼마 전 파산 후 인수된 IBEO의 상황도 그랬다. 예정된 IBEO 부스 자리는 카페·스낵 코너가 들어섰다. 현재 매출을 내고 수익을 내는 회사의 제품들은 생존해 더 두각을 드러냈지만,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고 혁신을 꿈꿨지만 상용화가 좌절되거나 수익을 내지 못한 기업의 사업과 제품은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K-모빌리티' 부스 사정은 달랐다. 지난해보다 훨씬 많아져서다. 한국의 혁신 제품들에 대한 참관객의 관심도 더욱 커진 모양새다. '에스오에스랩'은 헤드램프 내 장착 가능한 솔리드 스테이트 라이다와 반도체 공장향 2D 라이더를 내놨다. 또 다른 참가사 '오토엘'은 현대자동차 사내벤처로, 기계식 차량용 라이다를 개발한 회사다. BMW 공장 내 인프라 라이다를 활용, 자율주행을 이룬 '서울로보틱스'와 미국에서 자율주행면허를 획득한 '뷰론테크놀로지', 라이다 맵핑을 넘어 3차원 메타버스를 그리는 '모빌테크' 등 글로벌 라이다 회사들 사이에서 한국 라이다 회사의 존재감은 강력했다.
이 전시관에서 활약한 건 비단 라이다 분야만은 아니다. 한국의 △레이더 △카메라 △자율주행 회사들도 많아서다. 레이더 회사로는 '스마트레이더시스템'과 '비트센싱'이 대표적이다. 양사는 완성차용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 외 스마트 인프라용 솔루션, 낙상 방지·수면모니터링 등 디지털 헬스케어, 드론 탐지 및 방어 체계까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차량용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카메라 솔루션 시장을 개척 중인 '스트라드비전', 자율주행 차량 시뮬레이터로 국내 자율주행 기술력을 올리고 있는 '모라이' 등이 행사장을 빛냈다.
지난해 '아르고에이아이'의 파산으로 해외 자율주행차 개발 기업들 또한 투자가 줄고 많이 위축됐다. 하지만 국내 자율주행 개발 기업은 더욱 빛을 내고 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국내는 물론 해외 표준을 만들어가며 직접 자율주행 차량 및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라이드플럭스'는 도심에서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기술 스타트업이다. '뉴빌리티'는 귀여운 외형에 편리함과 실용성을 갖춘 배송 로봇 '뉴비'를 선보였다.
모빌리티 시장은 성장성은 크지만 아직 미래 시장은 불안한 편이다. 한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은 어쩌면 퍼스트 무버들의 시행착오를 분석하고 대안을 찾으면서 시장이 열릴 때까지 기나긴 인고의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닐까. 국내 시장을 테스트베드 삼아 글로벌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도 고무적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모빌리티 자동차국을 신설했다. 원희룡 장관을 비롯해 강기정 광주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등이 이번 CES 전시 부스를 방문했다. 기술 설명을 듣고 질문하는데 그 이해도와 관심도가 모두 높은 데다 역으로 적용 가능한 시장을 제안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K-모빌리티는 결코 퍼스트 무버는 아니다. 다만 퍼스트 무버가 실패하고 있는 이 시점에 K-모빌리티가 글로벌 선두로 나설 최적의 기회는 아닐까.
글=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
중기·벤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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