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왜 중국은 한국을 콕 집었나?…"상호주의 말고 이유 더 있다"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3. 1. 1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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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이브닝 브리핑입니다. 중국이 한국인 입국에 대해 추가 보복도 하고 있는데요, 한국을 첫 보복 대상으로 콕 집은 이유가 뭘까요? 공개적으로는 '상호주의 원칙'을 들고 있는데요, 우리가 중국인 입국 제한 등의 방역 규제를 하니까 중국도 '눈에는 눈'으로 맞대응한다는 거죠. 근데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분석들이 있네요.
 

1. 중국은 한국에 대해 쉽게, 강하게 보복한다?

중국의 대표적인 국제관계 전문가로 스인훙 인민대 국제관계 학원 교수가 있는데요, 우리 언론에도 자주 인터뷰하는 원로 교수입니다. 중국 정부에 외교 자문을 하면서 서방 언론에 중국의 입장을 알리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스인훙 교수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한국이 가장 먼저 중국의 보복 대상이 된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두 가지 정도를 얘기하고 있는데요, ▲ 한국이 공략하기 쉬웠을 것이고 ▲ 한국 국회의원들의 타이완 방문 때문일 수 있다는 겁니다.    

첫 번째 주장과 관련해서는 "한국은 중국의 이웃이며, 한국 경제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에 한국인을 공략하기 쉬웠을 것이다"라고 한국이 보복 대상이 된 이유를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미국보다 쉽게 보복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스 교수는 "중국의 관용은 국가마다 달라진다. 상대가 미국이라면 (중국에) 매우 나쁜 행위를 했을 때 보복 조치를 취하겠지만, 한국은 조금만 그렇게 해도 타깃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 "(중국이) 서방 국가들에 보복을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그 강도는 한국에 대한 보복보다 약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중국은 한국에 대해 가장 쉽게, 또 가장 강하게 보복한다는 얘기가 되네요. 이건 일반적인 얘기이고요, 이번 보복 조치의 직접적 이유로 한국 국회의원의 타이완 방문 때문일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2. 한국 국회의원의 타이완 방문 때문?

지난해 말에 정우택 국회부의장, 국민의힘 조경태·이달곤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 등이 타이완을 찾아 차이잉원 총통과 여우시쿤 입법원장(국회의장) 등을 만났는데요, 방문 사실이 올 초 타이완의 발표로 뒤늦게 알려졌죠.
주한 중국대사관은 발끈하면서 "강력한 항의를 표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한 수교 공동 성명의 정신에 심각하게 위배되고 중한 우호 관계의 발전에 배치되는 것"이라는 겁니다. 한중수교 공동성명 3항에는 '대한민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의 유일 합법 정부로 승인하며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타이완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돼 있습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도 우리 외교부와 국회에 항의 의사를 전달했다고 합니다.

외교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중국에 전달했지만, 한국·타이완 의원친선협회장 자격으로 타이완을 방문했던 조경태 의원은 중국의 항의를 거칠게 비판했습니다.

조 의원은 "중국의 행동은 정상 국가의 행동이 아니다. 있을 수 없는 내정간섭이다" "한국 의원외교에 대한 시건방진 태도를 멈춰라"는 글을 SNS에 올리며 맞대응했습니다.

조 의원의 반발이 중국의 심기를 또 건드린 듯한데요, 중국이 격분하는 이유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했다는 거죠. 중국은 타이완을 반드시 수복해야 할 중국 영토의 일부분으로 간주하고 있는데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걸 중국의 역린을 건드리는 것으로 여길 정도입니다.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지난해 8월 타이완 방문 이후 타이완 해협 긴장이 크게 높아진 걸 생각하면 알 수 있죠.
 

3. "한국 방역 모욕적"…중국 내부 불만 때문?

한국에 대한 중국 내부의 불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중국 소셜미디어 등에는 한국의 방역을 성토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인이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노란색 표식을 걸어야 하는데, 중국 네티즌들은 '범죄자 취급한다' '모욕적이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비용을 지불했는데도 격리시설에 침대가 없고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폭로성 글도 있습니다.

사실관계는 확인이 안 된 채 한국 방역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이를 기사화하고 사설까지 쓰고 있습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환구시보는 '한국은 중국인 관광객의 폭로를 합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는데요, "한국은 중국인들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느냐"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관영 매체들은 중국인들의 불만을 전하면서 중국의 조치가 정당하다고 힘을 싣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반한 감정도 퍼지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4. '상호주의 원칙'이 전부가 아니다?

주한 중국대사관이 어제(10일) 한국인의 단기 비자 발급 중단을 공지하면서 '한국이 중국에 대한 차별적인 입국 제한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라고 설명했는데요, 왕원빈 대변인은 "대등한 조치를 했다"고도 했습니다. 

중국이 한국을 첫 보복 대상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중국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건 '상호주의 원칙'입니다. 한국이 중국인 입국을 제한하는 등의 방역 규제를 하니까 중국도 맞대응한다는 논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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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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