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페루 시민·경찰 유혈사태, 시위 한 달째 이어지며 희생자 47명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페루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하루 동안 18명이 숨진 '훌리아카 사태'를 포함해 현재까지 민간인 4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페루 정부는 사망자 추모 행사를 열 예정이지만 오히려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거세지는 양상입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페루 검찰은 전날 남동부 푸노 훌리아카 공항 인근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 도중 경찰과의 격렬한 충돌로 숨진 시민들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습니다. 검찰은 "명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망자 17명 가운데 일부는 신체에 총상 흔적이 뚜렷하다고 합니다. 피해자 중에는 10대 청소년도 포함돼 있습니다. 시위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숨졌습니다. 다친 시민들을 돕던 의과대학생, 일을 끝내고 귀가하던 아이스크림 장사 등입니다.
이날 인권단체들은 경찰이 민간인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인권단체 관계자는 "어제 학살극이 벌어졌다"면서 "사법절차 없는 살인"이라고 분노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도 "당국이 신속하고 공정하며 효과적인 조사를 수행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푸노 외에도 다른 지역에서 1명이 숨지는 등 전날 하루에만 18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티티카카 호수를 끼고 있는 푸노는 아이마라 원주민이 밀집해 생활하는 지역입니다. 이들 사이에선 농촌 출신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편이라고 현지매체는 전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중앙정부로부터의 독립 등 다소 급진적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는 10일부터 사흘간 푸노에 야간 통행금지령(오후 8시∼다음 날 오전 4시)을 내렸습니다. 알베르토 오타롤라 총리는 내각 신임투표를 요청하기 위한 의회 연설에서 이런 결정을 밝힌 뒤 "사망자 추모를 위해 내일 국가 애도 행사를 열 예정"이라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경찰 발포에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어 사태가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날 훌리아카의 한 자동차 안에서 불에 탄 경찰관의 시신이 발견될 정도입니다. 이날에도 아레키파, 모케과. 아푸리막, 아야쿠초, 쿠스코 등지의 도심 곳곳에선 시위대가 도로를 봉쇄하면서 정부를 성토하는 시위가 격렬하게 발생했습니다.
페루에서 시위가 일어난 것은 지난달 초부터입니다. 좌파 성향의 카스티요 대통령이 빈곤과 불평등을 해소한다며 의회를 해산하고 대통령령에 의한 통치를 선언하자 의회는 헌법 위반 혐의로 대통령을 탄핵하고 체포했지요. 그러자 빈민층이 대다수인 카스티요 지지자들이 시위에 나선 것입니다.
시위는 연말 연초 소강 상태를 보이다가 '훌리아카 사태'를 계기로 재점화됐습니다. 시위대는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축출이 비민주적이라며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카스티요 대통령 복귀를 요구하고 있지만 페루 정계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듯 합니다.
이렇게 시위가 계속되면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페루 중앙정부 행정감시 기관인 옴부즈맨 사무소를 인용,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로 지금까지 민간인 4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부상자는 48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유혈사태가 이어지자 페루 검찰이 전면에 나서 조사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날 파드리시아 베나비데스 페루 검찰총장은 반정부 시위와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과 알베르토 오타롤라 총리에 대한 예비조사를 명령했습니다.
검찰이 밝힌 혐의는 대량 학살(제노사이드), 살인, 중상 등입니다. 조사 대상에는 빅토르 로하스 내무장관과 호르헤 차베스 국방부 장관도 포함됐습니다. 검찰은 트위터에서 "2022년 12월과 2023년 1월 시위 중 사망한 사람들"을 피해자로 적시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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