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230조원 날린 머스크, `최다 재산 감소` 기네스 신기록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테슬라 주가 폭락으로 230조원에 가까운 재산을 까먹은 일론 머스크(사진)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간) 기네스북의 '최다 재산 손실' 부문에서 '불명예' 세계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CNBC 방송에 따르면 기네스북은 억만장자 재산 현황을 집계하는 경제매체 포브스 자료를 인용해 머스크가 지난해 1820억달러(약 227조1300억원) 자산 감소를 기록했다며 이같이 발표했습니다.

머스크는 기존 기록 보유자인 일본 소트프뱅크의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을 가볍게 앞질렀습니다. 손 회장은 지난 2000년 586억달러(약 73조1300억원) 재산 손실로 기네스북에 오른 바 있지요. 이제 머스크가 기존 기록의 3배가 넘는 재산을 잃으면서 신기록 보유자로 등재됐습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마크 저커버그 CEO도 지난해 각각 800억달러(약 99조8400억원), 730억달러(약 91조1000억원) 재산 손실을 봤으나 머스크의 기록에는 못 미쳤지요.

머스크 재산이 급감한 것은 테슬라 주가가 지난 한 해 동안 65%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테슬라 주가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전기차 수요 둔화로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여기에다 머스크가 작년 10월 말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테슬라 경영을 소홀히 한다는 '오너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테슬라의 낙폭은 더욱 커졌습니다. 지난해 테슬라가 고객에 인도한 차량 대수는 131만대로 전년과 비교해 40% 늘었지만 목표치(50%)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고 부자' 타이틀을 모엣 헤네시 루이비통(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에 내주며 2위로 밀려났습니다. 아르노는 1862억달러(약 232조4335억원)의 자산가치를 평가받아 세계 1위 부호가 됐습니다. 옷에서 술, 보석, 시계까지 여러 분야에서 고급 브랜드를 거느린 LVMH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았다는 분석입니다.

3위는 인도 아다니그룹 오너인 고탐 아다니가 차지했습니다. 그의 자산은 1348억달러(약 168조2708억원)로 추정됩니다. 그는 미국의 기술기업 창업자들이 지배해 온 부자 순위에서 기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첫 아시아인이 됐습니다.

CNBC는 머스크의 최다 재산 감소 신기록에 대해 "테슬라의 '테크노 킹'(머스크)이 최악의 2022년 덕분에 이력서에 기네스 세계 기록 보유자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고 촌평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