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NCE] 투자한 만큼 내려온다… `제2의 월급` 착륙!
'월배당' 매달 용돈처럼 월간 단위로 받아
'토탈리턴' 분배금 자동 재투자해 복리효과
'만기매칭형' 우량채 투자 은행예금 견줄만
'정기적 소득' 인컴형 ETF 주목
글로벌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지고 경기침체 우려가 닥쳐오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는 얼어붙어 있다. 이에 따라 투자 난이도가 높아진 개별 주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그 중에서도 정기적으로 이자나 배당 소득이 들어오는 인컴(Income)형 ETF가 주목받고 있다. 인컴형 상품은 다시 월배당, 토탈리턴(TR), 만기매칭형 등으로 나뉜다. 투자 성향에 따라 선택하기 좋은 상품을 소개한다.
◇'제2의 월급' 월배당 ETF= 월배당 ETF는 주식· 채권 등 편입 자산을 통해 발생한 이자, 배당 등 수익을 월간 단위로 분배하는 상품이다. 매달 용돈처럼 배당을 받을 수 있어 은퇴 세대뿐 아니라 최근 직장인과 젊은층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6월 신한자산운용의 'SOL S&P500 ETF'가 국내 최초로 월배당으로 상장한 이후, 각 자산운용사들도 월 분배형 상품을 신규 상장하거나 기존 분기 배당 방식이었던 상품을 월 지급형으로 전환하는 등 개인투자자 잡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월배당 ETF 상품은 총 21개다. 자산규모는 1조2000억 이상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9월 말(4170억원)과 비교하면 3배가량 급증한 셈이다.
현재 순자산총액이 4000억원에 달하는 KB자산운용의 'KBSTAR 23-11 회사채(AA-이상) 액티브'의 경우 이달 주당 분배금 30원을 지급한다. 이 외에도 △'SOL 미국S&P500'(순자산총액 373억원)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액티브'(320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 (271억원) 등도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형 상품이다.
다만 무조건 배당 분배율만 높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분배율은 지급 기준일의 2영업일 전 종가 기준으로 형성되는 ETF 기준가에서 분배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가령 ETF 기준가가 5만원인 경우 분배율이 1.00%라면 주당 분배금은 500원이 된다. ETF 상품의 수익률은 부진한데 분배율만 높을 경우, ETF 자체의 자산을 깎아 투자자에게 분배금으로 돌려주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운용 성과가 좋은 상품을 골라야 하는 이유다. 총 수익률은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재투자했다고 가정했을 때 ETF의 수익률로, 총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ETF 자체의 자산가치가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배금 자동 재투자' 토탈리턴(TR) ETF= 분배금(배당)을 현금으로 받는 대신 자동 재투자 해주는 토탈리턴(TR) 상품도 있다.
국내 상장된 TR ETF 27개의 순자산총액은 7조원 규모다. 편입 주식이 지급하는 배당금을 해당 ETF에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장기 투자 시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당금을 수령하지 않아 배당소득세를 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배당소득세는 배당금액의 14%에 지방소득세 1.4%를 더해 총 15.4%가 부과된다.
또 ETF 매도 전까지 세금이 이연되고 이연된 세금은 재투자에 사용되기 때문에 복리효과도 크다. 당초 2023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시 최소 연 1회 분배가 의무화된다고 알려지면서 TR ETF 자체의 존폐가 불투명해지기도 했으나 지난 연말 금투세 도입이 2년 유예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국내 상장된 ETF 중 순자산이 2조원 이상인 ETF 총 6개 중 두 개('TIGER MSCI Korea TR', 'KODEX 200TR')가 TR ETF다.
◇예금보다 낫다?… 만기매칭형 ETF= 지난해 11월 국내 시장에 처음 상장된 만기매칭형 채권 ETF는 기존 채권형 ETF와 달리 정해진 만기(대부분 1~2년)가 되면 상장폐지해 원금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시 만기까지 투자할 경우 이자소득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금리가 하락(채권가격 상승)해도 만기 전 ETF를 매도해 시세 차익이 가능하다. 금리 상승기 채권 가격이 낮아진 상태에서 투자하면 수익이 늘어난다. 소액 투자가 가능해 채권 투자보다 편리한 데다가 안정성까지 갖춰 은행 정기예금에 견줘도 손색없는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만기매칭형 ETF는 동일한 만기를 지닌 채권만 편입하고, 투자신탁(펀드) 만기를 여기에 맞춤으로써 직접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상장 한 달 반여 만에 △'TIGER 24-10 회사채(A+이상) 액티브'(순자산총액 1730억원) △'KODEX 23-12 국고채 액티브'(1510억원) △'ACE 23-12 회사채(AA-이상) 액티브'(530억원) △'HANARO 32-10 국고채 액티브'(513억원) 등 10개 상품에 2조원에 달하는 투자 자금이 몰렸다.
통상 신용등급 A 이상의 우량채에 투자해 디폴트(부도) 리스크도 낮다. 다만 ETF가 투자한 채권이 디폴트(상환불능)에 빠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국내 ETF 시장은 2022년 말 기준 8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1년 74조원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약 7% 성장한 셈이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20% 감소한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어떤 유형과 스타일의 ETF가 새롭게 상장됐고 상장 후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는지를 통해 시장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며 "2022년 한 해 증시가 부진했던 탓에 안정적인 배당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배당 ETF가 다수 상장됐다"고 전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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