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제주 교통 문제 대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 2023. 1. 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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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사람 제주살이 이야기] 64. 사람보다 많은 자동차, 제주 등록 차량 인구수 추월

언제부턴가 주차 문제로 인한 차량 파손, 주민 간의 폭행, 고성방가, 민사소송 등의 분쟁 이슈를 접하는 것이 익숙해져 버린 것 같아요. 층간소음 문제처럼 주차 스트레스는 우리들의 일상을 파괴하기 시작했는데요. 제주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어쩌면 육지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인데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청

제주도가 발표한 '도내 등록 자동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제주에 등록된 자동차 수가 내국인 주민등록인구 수를 넘어선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제주도내 등록 자동차는 68만 9924대로 조사됐는데 이는 행정안전부에서 집계한 제주지역 주민등록인구(외국인 제외) 67만 8159명을 넘어선 수치입니다. 이에 따른 인구당 자동차 보유대수는 1.017대로 전국 평균 인구당 보유대수(0.496대)를 2배 가까이 넘어섰습니다.

특히 제주도내 등록 자동차 수는 1년 전인 2021년 12월 말 대비 3만 1330대 늘어난 수치인데요. 당시 인구당 보유대수는 0.973대로 '1명당 1대'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지난해 상반기(1~6월)에만 1만 8116대가 늘면서 같은 해 7월 인구당 보유대수가 1.002대를 기록했습니다.

골목길 마다 주차된 차량들. ⓒ김재원

수치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요. 늘어난 자동차 가운데 2만 4443대(78.0%)는 역외 기업민원 차량으로 밝혀졌습니다. 역외 기업민원 차량은 세제혜택 등을 위해 제주도에 차량을 등록하고 자동차세 등을 납부하고 실제 운행은 다른 지역에서 이뤄지는 차량을 말합니다. 역외 민원 차량을 제외한 실제 도내 운행차량을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말 기준 40만 9590대로, 전년대비 6887대 늘었습니다. 

제주시내 무료 공영주차장. ⓒ김재원

역외 차량을 제외한 인구당 보유대수 역시 전국 평균 인구당 보유대수(0.496대)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인데요. 세대당 보유대수도 전체 2.216대로 전국 평균(1.076대)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위와 같은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차고지증명 전차종 확대, 주차장 복층화 사업, 공영주차장 확보, 자기 차고지 갖기 사업 등 공공 및 민간주차시설 인프라를 확충하려 노력해왔습니다. 또 버스 승차대 편의시설 확충과 전기저상버스 도입 등 대중교통 이용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335억 8000만 원을 투입해 도심 주차 인프라 구축 및 주차환경을 개선하기도 했는데요. 

제주도에서는 주차 및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김재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시 도심에 거주하고 있는 도민들의 주차 문제는 여전히 불편한 상황입니다. 일방통행 길을 확대하고 도로변 주차를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지만 도심 골목 곳곳에는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보행이나 차량 진입이 불편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육지에서의 이주 열풍과 코로나 팬데믹 상황 가운데 제주가 여행지로서 다시금 급성장하면서 제주도 인구는 작년에 7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2013년 60만명을 기록한 지 9년 만으로 통계청이 예측했던 2029년보다 7년이나 빠른 추세입니다. 인구가 늘면서 제주의 경제 규모도 커졌지만, 교통 문제는 빈부 격차와 쓰레기 문제 등과 함께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공영주차장 확대 등 교통과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김재원

일방통행로 확대를 통한 교통흐름 개선과 보행자 안전을 위한 주차공간 확보, 밤샘주차, 무단방치 등 생활 속 교통 위법행위 차량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을 실시하고 상습 불법 주정차 지역 등에 CCTV를 설치해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화해 나가면서 도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노력을 병행해 간다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교통환경이 될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물론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다면 무용지물이 될 테지만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대학시절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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