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에도 수도권 대단지 청약 미달... "분양가 때문"

서현정 2023. 1. 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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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에도 수도권 대단지 아파트가 1순위 청약 대거 미달이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1억 원가량 높은 셈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평촌 센텀퍼스트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높았지만, 창원 롯데캐슬은 급매에 비해 5~10% 더 싸게 나왔다"며 "규제가 풀려도 분양가가 시세보다 어떤지에 따라 완판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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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촌센텀퍼스트 1순위 청약 0.22대 1
주변 신축 아파트보다 1억 원 비싸
"급매보다 5~10% 싸면 바로 완판"
경기 안양시 '평촌 센텀퍼스트'. DL이앤씨 제공

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에도 수도권 대단지 아파트가 1순위 청약 대거 미달이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싼 탓에 수요자들이 외면한 것이다. 분양가에 따른 청약시장 양극화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공개된 경기 안양시 '평촌 센텀퍼스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0.22대 1에 그쳤다. 1,150가구 모집에 257명만 지원한 것이다. 전용면적 36~84㎡ 8개 타입 중 오직 전용 84㎡A만 경쟁률 2.68대 1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전용면적 59㎡는 856가구 모집에 109명만 청약에 접수했다. 전용 36㎡는 18가구 모집에 11명, 전용 46㎡는 84가구 모집에 4명 등 소형 평수 경쟁률이 더 저조했다.

해당 단지는 정부의 규제 완화 후 공급되는 첫 수도권 대단지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제한을 풀고 양도세 중과 배제 기간을 1년 더 늘린 데 이어, 이달 3일 중도금대출 분양가 상한 폐지, 전매 제한 기간 단축, 실거주 의무 폐지 등을 내놨다.

시장은 고분양가가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평촌 센텀퍼스트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59㎡ 7억4,400만~8억300만 원, 전용면적 84㎡ 10억1,300만~10억7,200만 원선이다. 2021년 지어진 인근 '평촌 어바인퍼스트'의 호가는 전용 59㎡ 6억7,000만 원, 전용면적 84㎡ 9억 원 정도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1억 원가량 높은 셈이다.

다른 사례로 2~4일 청약 접수를 진행한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 2BL'은 491가구 모집에 1만3,756가구가 몰렸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평촌 센텀퍼스트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높았지만, 창원 롯데캐슬은 급매에 비해 5~10% 더 싸게 나왔다"며 "규제가 풀려도 분양가가 시세보다 어떤지에 따라 완판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을 앞둔 건설사의 고민은 깊어졌다. 정부의 분양가 통제는 풀렸지만 집값이 떨어지면서 미계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는 입주자 모집공고 약 3주 전에 결정되는데, 대단지들도 미분양이 이어지고 있어 분양가를 쉽사리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현정 기자 hyu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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