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日 의존 이제그만… "국산 슈퍼컴퓨터, 국가 전략기술로"

팽동현 2023. 1. 1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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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성능컴퓨팅 육성 3차 공청회
AI·데이터 중요성에 HPC 수요↑
외산 의존 줄이고 자체개발 활로
과기부·KISTI, 인재양성 등 강화
제3차 국가초고성능컴퓨팅 육성 기본계획 대국민 공청회에서 패널 토의가 진행되고 있다. 팽동현 기자

AI(인공지능)와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HPC(고성능컴퓨팅) 수요도 급증하는 가운데 관련 국가 역량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중장기 전략이 나왔다. 그동안 외산에 의존해 온 슈퍼컴퓨터를 자체 개발해 기술자립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가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3차 국가초고성능컴퓨팅 육성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대국민 공청회를 개최했다. 2011년 제정·시행된 '국가초고성능컴퓨터 활용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는 HPC 분야 중장기 종합계획으로, 이번 3차 육성계획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가 대상이다.

3차 육성계획은 '산업 육성'과 '인재 양성'에 방점을 찍었다. 그동안 슈퍼컴퓨터를 비롯한 국내 HPC 분야는 거의 모든 곳에서 주요 글로벌 기업 제품과 솔루션을 사다 썼다. 거액을 투자해 자체 개발하기엔 기술력이 부족하고 시장 수요도 한정됐기에 '가성비'를 고려해 필요한 부분의 활용이나 요소 기술 개발에만 치우쳤던 측면이 있다.

하지만 데이터가 폭증하고 AI가 떠오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IDC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 유통량은 연평균 61% 증가하고 있다. 미 스탠포드대는 AI 계산량이 매년 7배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최근 화제인 대화형AI '챗GPT'의 기반인 LLM(거대 언어모델) 'GPT-3'에 570GB 용량의 사전학습 데이터를 처리할 경우 기존 클라우드 시스템으로는 356년, 1엑사급 HPC로는 3.6일 걸린다. HPC가 경쟁력의 근간이 된 셈이다.

HPC 분야는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세계 경제가 블록화되고 핵심 기술·자산에 대한 보호가 강화되는 추세다. HW(하드웨어)·SW(소프트웨어) 등 엔터프라이즈IT 분야는 물론이고 반도체부터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기술적 파급력이 큰 HPC에 대해 미·중·일 등 주요 국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전략기술 자산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이에 3차 계획에선 산업과 연계해 수요를 만들고 관련 산업체를 육성하는 한편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내용을 담았다. 목표는 국산 슈퍼컴퓨터 개발이다.

먼저 HPC 기술자립화를 추진한다. 엑사컴퓨팅에 필요한 이기종·저전력 기반 HW기술을 확보하고 그 응용을 위한 다양한 SW기술 확보도 병행한다. 특히 산업계 주도 독자 시스템 개발을 추진한다. AI반도체와 양자컴퓨팅 적용·실증 등도 계획에 포함해 시너지를 노린다. 교육 측면에선 인재 확보를 위해 HPC대학원을 신설하는 점이 눈에 띈다. 초·중등생 대상 교육과정 마련도 추진한다.

활용과 인프라 측면에선 지난해 지정한 7곳과 추후 지정할 3곳까지 10개 전문센터 중심으로 국가센터 및 민간 간의 협력을 강화한다. 공동활용·공동운영에 초점을 맞춘다. 각 부처·기관과 협력해 기상, 생명·보건, 해양, 국방 등 공공분야 활용을 확대한다. KISTI 국가 슈퍼컴퓨터도 600페타플롭스급 6호기를 올해 구축하고 7호기 도입을 기획하고 있다. 아울러 연구망 고도화와 통합 데이터 스토리지 허브 구축도 추진한다.

이날 공청회에선 구혁채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 김재수 KISTI 원장, 이상산 기본계획기획총괄위원장(한동대 교수), 이식 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상산 위원장은 "초고성능컴퓨터만큼 여러 분야에 쓰이는 연구개발 도구가 없고 그 발전 속도는 매우 빠르다.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라며 "그동안은 그 필요성을 논했다면 앞으로는 이걸 갖고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무엇을 해냈는지 국민에게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혁채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이번 제3차 기본계획을 통해 국가초고성능컴퓨팅 분야의 원천기술 확보와 타 분야의 초고성능컴퓨팅 활용 활성화를 통해 국가전략기술 확보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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