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두산 복귀' 양의지 "목표는 우승…WBC서 명예회복 할 것" (종합)
[잠실=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두산 베어스로 돌아온 양의지(36)가 당찬 포부를 전했다.
양의지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입단식을 통해 복귀 신고를 했다. 두산 전풍 대표이사와 김태룡 단장, 이승엽 감독은 모두 참석해 그의 귀환을 반겼으며 선수단 대표로는 외야수 김재환과 내야수 허경민이 모습을 드러냈다. 양의지의 아내와 첫째 딸 소율양도 함께했다.
2006년 두산에 입단한 양의지는 이후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했다. 통산 성적은 1585경기 출전에 타율 0.307 228홈런 94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2이며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7회(2014, 2015, 2016, 2018, 2019, 2020, 2022),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1회(2021), 한국시리즈 우승 3회(2015, 2016, 2020) 등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2018시즌 후 NC 다이노스와 4년 125억 원에 개인 첫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한 양의지는 지난해 11월 22일 4+2년 최대 152억 원의 조건에 도장을 찍으며 두산에 돌아오게 됐다. 152억 원은 2022년 3월 김광현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접고 돌아오며 SSG랜더스와 체결한 4년 151억 원(비FA)을 넘어선 KBO 단일 최고액 계약이다.
또한 두 번의 FA 계약으로 최대 277억 원을 받게 된 양의지는 LG 트윈스 외야수 김현수가 보유한 230억 원 기록도 넘어섰다. 김현수는 2017년 미국에서 돌아오며 LG와 4년 115억 원에 도장을 찍었고, 2021년 12월 다시 LG가 내민 4+2년 최대 115억 원의 계약서에 사인했다.
이날 입단식을 위해 잠실야구장을 찾은 양의지는 "바쁘신 와중에도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친정팀으로 돌아올 수 있게 좋은 대우를 해주신 두산 관계자들께도 감사드린다"며 "(2006년에) 두산이란 팀에 지명을 받아 꿈에 그리던 프로에 입단해 기분이 좋았는데 (이번에) 입단한 팀에 다시 돌아오게 돼 기쁘다. 가족들도 많이 좋아했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그라운드에서 매년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한다는 마음가짐은 변함이 없다. 두 번째 FA인데 좋은 대우를 해주신 두산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양의지는 "(두산을) 떠나면서 상대로 있을 때 두산 벤치를 많이 쳐다봤다. 항상 그리움이 있었다. 2020년 (한국시리즈) 상대로 만나서 우승을 한 순간이 기억이 난다. 우승하고 잘 안 우는데 눈물이 많이 났다. 그것 때문에 두산에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팬들께서 작년부터 계속 '복귀했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원정 호텔에도 찾아와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이에 많은 힘을 얻어서 다시 돌아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양의지가 한창 활약하던 2015년을 시작으로 2021시즌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위업을 달성한 두산은 지난시즌 60승 2무 82패에 그치는 부진 속에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상대팀으로 바라 본 두산은 어떤 팀이었을까.
양의지는 "(두산을) 상대로 앉아서 경기를 해보면 부담스러웠다. 홈런도 많이 치고, 빠른 선수도 있고, 수비도 좋아서 경기할 때 이기기 정말 힘들었다. 다만 작년에는 안 풀리는 경기가 많았다. 그걸 빨리 잊고 좋은 분위기로 정비를 빨리 했어야 했다. 부상 선수가 많아지면서 9위로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9위로 떨어졌어도 언제든지 반등 가능한 팀이 두산이다. 반등 요소를 빨리 찾아 동료들과 힘을 모아서 좋은 순위로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산이)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았다. 후배들한테 저의 모든 것을 다 주고 싶다. 기존에 있던 (김)재환이, (허)경민이, (장)원준이형 등과 함께 두산이 다시 강팀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예전 모습을 빨리 찾으려면 경기장에서 자신감을 찾아야 한다. 이승엽 신임 감독님이 계시기 때문에 두산이 조금 더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2023시즌이 기대된다. 걱정보다는 빨리 야구장에 나가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시즌이 끝나고 두산의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은 취임식에서 3년 안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내걸었다.
양의지는 "저도 감독님과 생각이 비슷하다. 저는 매해 목표를 우승으로 잡는다. 때문에 그 목표를 위해서 한 시즌 준비를 잘 하고 최선을 다한다. 저도 2년 동안 가을야구를 못했다. 남은 기간 동안 가을야구를 많이 해서 한국시리즈를 최대한 많이 올라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계약으로 양의지는 41살까지 현역 생활이 보장됐다. 몸 관리가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그는 "(몸 관리는) 프로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구단에서 날 믿고 큰 계약을 안겨주셨기 때문에 몸 관리를 잘해서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다 끝나고도 3년 더 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양의지가 오면서 지난해까지 두산의 주전 포수였던 박세혁은 NC로 이적했다. 양의지는 "최재훈, 박세혁, 김재환과 어릴 때 고생이 많았는데 다들 잘됐다. 이제 (박)세혁이도 잘 됐으면 했는데 내가 뜻하지 않게 돌아오면서 (박)세혁이가 NC로 가게 됐다. (박)세혁이도 두산에 남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이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박)세혁이는 젊기 때문에 두 번째 FA도 해서 더 많은 금액을 받았으면 좋겠다. (박)세혁이가 같이 또 열심히 하자고 이야기해줘서 형으로서 기분 좋게 갈 수 있었다. 나도 박수쳐주고 축하한다고 해줬다"고 전했다.
양의지가 두산에서 활약하던 당시 그의 응원가는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양의지는 "솔직히 영상채널로 최근 몇 번 들어봤는데 귓가에 맴돌았다. 첫 타석에서 제 응원가가 나온다면 소름이 돋아 집중이 안 될 것 같다. 개막전부터 많이 찾아와 주셔서 불러주시면 힘 받아서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양의지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이강철 감독의 부름을 받아 오는 3월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다.
양의지는 그동안 KBO리그를 주름잡은 명포수였지만, 국가대표에서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우승에 기여했지만 이후 펼쳐진 2017 WBC에서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한국의 1라운드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이후 그는 2019 프리미어 12에서도 부진했고, 당시 한국은 일본에 밀리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양의지는 "개인적으로 최근 대표팀에서 성적이 안 좋았는데 다시 뽑아주신 이강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WBC를 위해 예전보다 기술훈련을 일찍 들어갔다. 몸 컨디션을 빨리 올려서 팀에 민폐가 되지 않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동안 제가) 대표팀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명예회복을 할 수 있도록 칼을 갈고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번 WBC 대표팀에는 두산 소속 우완 투수들인 곽빈과 정철원이 포함됐다. 양의지는 "곽빈은 입단할 때부터 제가 정말 좋아했던 친구다. 정철원은 (지난시즌) 신인왕을 받아 자신감이 많이 차 있는데 흐름만 잘 유지한다면 제가 굳이 이래라 저래라 안 해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그 친구들이 잘 할 수 있게 제가 옆에서 서포트만 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두 투수에게 힘을 실어줬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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