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제국' 꿈꾸는 최수연 … 美·日·유럽서 잇단 통큰 투자
네이버가 왈라팝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것은 네이버가 올해 글로벌 '개인 간 거래(C2C)'시장에서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는 의미를 지닌다.
북미 최대 중고 거래 플랫폼 포시마크를 계열사로 편입한 데 이어 최근 유럽의 '만물상'으로 통하는 왈라팝에 '통 큰 베팅'을 하면서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이로써 네이버는 유럽(왈라팝·베스티에르)을 중심으로 북미(포시마크)와 한국(크림), 일본(빈티지시티)을 아우르는 글로벌 C2C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세계 최대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네이버가 C2C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구글, 아마존 등이 집중하지 않은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전 세계 상거래시장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꽉 잡고 있지만 중고 거래로 대표되는 C2C 플랫폼시장은 사실상 무주공산인 상태이기 때문에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본 것이다. 또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기존 커머스 사업과 달리 MZ세대를 주사용자층으로 둔 C2C 플랫폼은 네이버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역 문화 등에 큰 영향을 받는 중고 거래 플랫폼 사업 특성상 구글이나 아마존식 모델로는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C2C시장에 '독보적인 1위'가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네이버가 택한 다국적 C2C 포트폴리오 전략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젊은 세대의 커뮤니티가 활발하다는 중고 거래 특성상 네이버의 강점인 포털·커뮤니티·커머스 사업을 적용할 여지도 많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네이버는 세계 각 지역에서 인수·합병(M&A), 전략적 투자 등을 적극적으로 펼쳐 C2C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인수로 네이버 계열사로 편입된 북미 1위 C2C 플랫폼 포시마크다. 특히 포시마크 인수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취임 후 성사시킨 가장 큰 '빅딜'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네이버를 진정한 다국적 테크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과감한 투자라는 분석이다.
인수를 발표할 당시 최 대표는 신사업 원칙으로 세계시장 진출과 1위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 대표는 "글로벌 직매입 거래시장을 아마존이 잡은 상황"이라면서 "네이버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C2C 영역을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 모델로 선택했고, 검색 및 인공지능(AI) 추천, 라이브 커머스, 광고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최고의 C2C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C2C시장 공략은 네이버의 세계시장 공략 3단계라는 의미도 있다.
일본에 메신저 '라인'을 진출시켜 성공한 것이 '글로벌 1.0단계', 일본 Z홀딩스의 출범과 북미 최대 웹소설 사이트 왓패드 인수가 '글로벌 2.0단계'로 평가된다. C2C 중심의 글로벌 사업 생태계 구축을 '글로벌 3.0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 최 대표가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번 투자는 네이버가 유럽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코렐리아캐피털에서 단독 출자한 'K펀드1-익스텐션'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K펀드1-익스텐션은 네이버 사업과 시너지를 낼 만한 글로벌 스타트업 발굴과 전략적 투자를 위해 2억3000만유로를 투입해 만든 프로젝트 펀드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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