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극 '유령', 스파이가 연주하는 액션 변주곡 [종합]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유령'은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다. 스파이물에 액션을 덧댄 '유령'은 추리극에 적절한 변주를 넣어 관객들을 쉴 틈없이 흔들어 놓는다.
11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제작 더 램프) 시사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배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를 비롯해 이해영 감독이 참석했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다.
◆ '유령', 그 시발점에 대해
'유령'은 마이지아의 소설 '풍성'을 원작으로 한다. 다만 원작을 두고 있을 뿐, '유령'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그려내간다.
이에 대해 이해영 감독은 "원작 소설은 읽으신 분이 안 계실거다. 우리나라에선 번역본이 정식 출간되지 않았다"며 "처음에 제작사 대표님한테 소설을 받았을 땐 조금 막막했다. 처음엔 아무런 영감이 없어서 고민했는데 원작 소설은 추리극 형식을 충실히 따른다. '유령'이 누구인가를 위해서 추리 플롯이 형성돼 있다. 개인적으로 그 플롯이 저를 별로 자극하지 못했다. 어느 날 반대로 생각하면 재밌을 것 같았다. '유령'의 입장에서 영화를 시작하면 재밌지 않을까 해서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게 원작 소설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발상을 거꾸로 했다. 그렇게 시작했더니 박차경(이하늬)의 이야기로 시작됐다"며 "백지에 박차경을 먼저 놓고, 이하늬가 하면 좋을 것 같았다. 이하늬가 아니면 못 만들 것 같았다. 박차경을 따라가면서 느낀 건 초반에 '유령'으로 연 이야기가 스파이 액션으로 갈 땐 차가울 것 같은데 그 상태로 2시간을 끌고 가기엔 지루할 것 같았다. 조금 더 구미가 당기려면 장르에 변주를 주면 재밌을 것 같았다. 중반 이후로 액션을 더 많이 넣은 이유가 그 때문"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해영 감독은 "원작에서 도망가려고 한 건 아니다. 다만 첫 단추가 '유령'에서 시작되며 이야기가 원작 소설에서 영감을 받고 완벽히 다른 이야기에 가까울 정도로 창조하게 됐다"며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고 자신했다.
◆ 맨몸부터 총기까지, 스파이 액션 종합선물세트
'유령'을 찾기 위한 용의자들의 고군분투는 맨몸으로 시작하는 주먹 싸움부터 총기까지 더해진 그야말로 액션의 종합선물세트다.
극 중 박차경과 맞붙는 쥰지 역의 설경구는 "오히려 제가 힘에 겨웠다. 이하늬 팔다리가 길어서 더 힘에 부쳤다. 많이 버겁더라"며 "저는 기술이 없어서 힘으로 하다보니까 이하늬가 참 대단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이하늬는 "'유령' 액션신을 굉장히 후반부에 촬영했다. 계속 그 장면을 머리에 달고 6개월을 살았다. 이 장면을 위해서 체력을 준비하고자 했다"며 "'유령'하면서 느낀 건 연기를 하려면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는 걸 느꼈다. 보통 합을 맞춰서 멋있게 찍는 액션과 다르게 힘의 실랑이가 있어야 하는 감정이 들어있는 액션신이다. 트레이닝할 때부터 힘이 들었다. '역도산'이랑 붙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해영 감독은 "설경구가 이하늬 보다 피지컬이 좋은데, 아무래도 이하늬가 여성 배우다보니 조금 케어가 필요할 거라 생각했다"며 "몸싸움씬을 먼저 찍었는데 두 컷 정도 찍으니까 설경구가 괜찮을지 걱정이 됐다. 이하늬가 너무 세더라. 설경구를 살펴가며 찍었다"고 웃음을 보였다.
끝으로 이해영 감독은 "'스파이 액션'으로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영화가 제일 처음 목표했던 장르적 색깔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에 스파이 장르로 이야기가 열리고, 영화 중반까지 그렇게 끌고 가고 싶었다. 그 이후로는 액션 장르에 가깝게 역동적으로 뜨겁게 그려내고 싶었다. 전체적으로는 캐릭터 무비로 보이길 바란다. 배우들이 연기하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빛나고, 배우들의 호연이 이야기의 구심점 역할을 해주고, 개연성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전했다.
'유령'은 18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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