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스티븐 스필버그…박찬욱은 수상 불발(종합)
기사내용 요약
스필버그 '더 파벨만스' 작품·감독상 차지
골든글로브서 작품·감독상 8차례 받아내
자전적 이야기 담은 영화로 극찬 이끌어
최다 수상작 '이니셰린의 밴시' 3관왕에
'헤어질 결심' 비영어영화 부문 수상 불발
지난해 파행 딛고 정상화…논란은 여전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전설의 파일럿도, 카리스마를 휘감은 지휘자도, 로큰롤의 황제도, 판도라 행성의 종족도 '영화의 왕'을 당해내진 못했다. 올해 골든글로브는 다양한 작품에 골고루 상을 나눠줬지만, 그래도 주인공은 스티븐 스필버그(77)였다. 스필버그 감독은 '더 파벨만스'로 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차지하며 주인공이 됐다. 그는 이번 수상으로 골든글로브에서 3차례나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받는 기록을 세웠다. 최다 수상작은 3개 부문에서 상을 받은 마틴 맥도나 감독의 '이니셰린의 밴시'였다. 다만 비영어 영화 부문 후보에 오른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수상하지 못했다.
◇스필버그, 골든글로브 작품상·감독상만 8개
10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비벌리 힐튼 호텔에서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열렸다. 스필버그 감독의 '더 파벨만스'는 '아바타:물의 길' '엘비스' '타르' '탑건:매버릭'을 제치고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스필버그 감독은 감독상 부문에서도 제임스 캐머런('아바타:물의 길') 대니얼 콴·대니얼 쉐이너트('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배즈 루어먼('엘비스') 마틴 맥도나('이니셰린의 밴시')와 경쟁해 수상에 성공했다.
'더 파벨만스'는 스필버그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애리조나에 자리잡은 파벨만스라는 성을 가진 유태인 가족의 삶의 담았다. 영화감독이 되는 게 꿈인 '새미 파벨만스'의 성장기와 함께 가족의 일상을 진진하게 담아 평단과 관객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받았다. 미셸 윌리엄스, 폴 다노, 세스 로건 등 연기력 좋기로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했으며,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은 물론 각본도 맡았다.
스필버그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를 성공한 사람으로 보지만, 진짜 내가 누구인지 알고 나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며 "74세가 돼서야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더 파벨만스'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더 파벨만스'엔 내가 그전에 만든 영화들이 모두 담겨 있다. 'E.T.' '미지와의 조우' '뮌헨'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내가 만든 영화들이 모두 레퍼런스가 됐다"고 말했다.
스필버그 감독은 이번 수상으로 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합쳐 8번이나 받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는 1983년 'E.T.'(작품상), 1994년 '쉰들러 리스트'(작품상·감독상), 1999년 '라이언 일병 구하기'(작품상·감독상), 2022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작품상)로 골든글로브를 차지한 바 있다.
◇케이트 블란쳇과 양자경, 오스틴 버틀러와 콜린 파렐
'이니셰린의 밴시'는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콜린 파렐) 그리고 각본상을 받으며 최다 수상작이 됐다. 골든글로브는 작품상·남녀주연상의 경우엔 드라마 부문과 뮤지컬·코미디 부문을 구분해 시상하고 있다. 아일랜드 서부 지역을 배경으로 두 친구의 우정을 그린 코미디 드라마인 이 영화는 영국의 천재 극작가이자 영화감독인 마틴 맥도나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모두 맡은 작품이다. 콜린 파렐과 브렌단 클리슨, 배리 키오건 등 출연 배우들의 호연과 독특하면서도 정교한 각본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은 '타르'의 케이트 블란쳇에게 돌아갔다. 블란쳇이 골든글로브에서 연기상을 받은 건 이번이 벌써 4번째이다. 그는 여우주연상을 3차례, 여우조연상을 1차례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엘비스'의 오스틴 버틀러가 차지했다. '엘비스' 이전엔 청춘스타 정도로 분류됐던 버틀러는 이 작품에서 로클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를 맡아 신들린 듯한 연기를 선보이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은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양자경이, 같은 부문 남우주연상은 '이니셔린의 밴쉬'의 콜린 파렐이 받았다. 블란쳇과 양자경, 버틀러와 파렐은 오는 3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연상을 놓고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우조연상은 '블랙 팬서:와칸다 포에버'의 앤절라 배싯, 남우조연상은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조너선 케 콴에게 돌아갔다. 마블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미국 주요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받은 건 배싯이 최초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비영어 영화 작품상(Best Motion Picture – Non-English Language)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하지는 못했다. 이 부문 수상작은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미트레 감독의 '아르헨티나, 1985'였다. 한국 콘텐츠는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같은 부문에서 상을 받고, 지난해 '오징어 게임'의 배우 오영수가 TV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은 데 이어 '헤어질 결심'이 후보에 선정돼 3회째 수상을 노렸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파행 딛고 일단 정상화 하긴 했는데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지난해 파행을 딛고 정상 진행됐다. 작년 골든글로브는 재작년에 터진 부패 스캔들에 더해 성(性)·인종 차별 등 문제로 미국 사회 안팎의 비난에 휩싸이면서 영화계 관계자 누구도 참석하지 않고, 관객도 없고, 방송 중계도 없이 열렸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HFPA)는 최근 수년 간 이어진 논란을 의식한 듯 영화 부문 뿐만 아니라 TV 부문에서도 다양한 작품에 상을 나눠주며 변화하고 있다는 걸 의식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올해 행사 진행을 맡은 제러드 카마이클은 골든글로브의 인종 차별을 비꼬며 "내가 오늘 여기 있는 건 흑인이기 떄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HFPA를 겨냥, "난 HFPA가 인종 차별 집단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조지 플로이드 죽기 전까지 이 협회엔 흑인 구성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을 중계한 NBC는 앞서 HFPA와 골든글로브 중계 계약을 1년 단위로 맺었다고 밝히며 "HFPA가 이 시상식의 글로벌 유통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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