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바닥일때 사자"… 화학·철강株 '활활'
코스피 수익률 크게 웃돌아
금호석유 올들어 19% 급등
지난 4분기 실적 바닥찍자
시장선 "더 떨어질 곳 없어"
화학·철강 등 실적 전망이 좋지 않은 경기민감주들 주가가 올해 들어 시장 수익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 침체를 앞두고 전 세계 소비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지난해 워낙 경기민감주들 낙폭이 컸기 때문에 '더 떨어질 수 없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업황 개선이 빨라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예측도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대한유화 주가는 16만5000원에서 18만원으로 9% 상승했다. 금호석유도 같은 기간 12만1000원에서 14만4000원으로 19%, 효성티앤씨는 32만9500원에서 38만1500원으로 15%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가 6% 상승했음을 고려하면 시장 수익률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들은 화학 섹터에서도 2차전지 소재나 태양광 등 신사업 부문 실적이 비교적 적고 순수화학 부문 비중이 큰 업체들이다. 순수화학 부문은 나프타를 가공해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이나 플라스틱 소재 등을 만드는 사업을 뜻한다. 플라스틱 소재는 일상생활 등 다양한 분야에 전방위적으로 사용되므로 특정 산업의 업황보다는 전반적인 경기에 민감하다.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로 꼽히는 철강주도 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POSCO홀딩스는 올해 들어 11일까지 주가가 27만2000원에서 29만2000원으로 7% 올랐다. 현대제철도 3만450원에서 3만3250원으로 9% 상승했다. '경기민감주는 실적이 최악일 때 사야 한다'는 통설처럼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가시적인 실적은 바닥일지라도 경기민감주들은 침체기가 지나면 가장 먼저 오르는 주식 중 하나였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1년 전보다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유화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4655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21년 4분기(4727억원) 대비 감소한 수치다.
영업손실도 같은 기간 150억원에서 521억원으로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POSCO홀딩스 역시 같은 기간 매출액은 21조3343억원에서 19조6459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조3683억원에서 5864억원으로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 냉천 범람으로 인한 제철소 복구에 일회성 비용이 크게 들어간 데다 판가 하락도 실적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한유화에 대해 "고유가·경기 침체·중국 록다운 '3중고'로 지난해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면서도 "경기민감주는 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돼 있을 때 사서 저평가됐을 때 팔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POSCO홀딩스, 현대제철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감도 크다. 그동안 철강 기업들의 주가를 짓눌렀던 중국발 공급 과잉 우려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중국은 2021년 상반기 이후 당해 내내 철강 생산량을 1년 전 대비 감소시켜 공급 과잉 우려가 상당 부분 불식됐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진정될 것으로 보이는 올해 2분기 이후로는 철강 수요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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