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현장] '유령' 설경구→박소담, 뜨거운 액션 위 펼쳐지는 밀도 높은 심리게임(종합)

현혜선 기자 2023. 1. 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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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감독과 배우 서현우,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설경구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서울경제]

밀도 높은 추리극과 뜨거운 액션이 결합됐다. 다양한 장르적 색채를 지닌 영화 '유령'은 배우들의 호연으로 더욱 강한 에너지를 뿜는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과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곳에 도달하게 된다.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해영 감독,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다. '독전'을 연출한 이해영 감독의 신작이다.

이 감독은 '유령'을 통해 색깔 있는 장르물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파이 액션 영화다. 제일 처음 목표했던 장르적 색깔을 표현하려고 했다"며 "초반에 스파이 장르로 이야기가 열려 중반까지 끌고 간다. 이후부터는 뜨거운 액션을 역동적으로 그렸다"고 했다. 이어 "전체적으로는 캐릭터 무비로 불리면 좋겠다. 배우들이 연기하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빛이 나고, 배우들의 호연이 구심점과 개연성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유령'은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 감독은 원작에서 강조된 추리물을 걷어내고, 액션을 확장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는 "우리나라에 번역돼 출판된 적이 없어서 아마 읽은 분이 없을 거다. 제작사 대표에게 이 소설을 제안받았을 때 영감이 없어서 막막했다"며 "원작은 밀실 추리극의 플롯에 철저히 따른다. 목표 지점이 유령을 밝히는 건데, 이런 이야기가 나를 자극하지 않아서 놓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반대로 생각했을 때 길이 보였다고. 이 감독은 "유령이 누구인가가 아니라 유령 입장에서 생각하면 재밌을 것 같더라. 발상을 거꾸로 한 게 원작 소설과의 차별점"이라며 "스파이물로 2시간을 끌고 가는 건 재미없을 것 같아서 이후 온도가 올라가도록 액션을 많이 넣는 방향으로 구상했다"고 떠올렸다.

배우 설경구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배우 이하늬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설경구는 명문가 군인 출신으로 출세 가도에서 탈락해 경무국 소속 한직인 통신과 감독관으로 파견된 쥰지 역을 맡았다. 이하늬는 조선 최고 재력가의 딸로, 총독부 통신과에서 암호문 기록 담당으로 일하는 차경을 연기한다.

이하늬는 "차경을 연기하는 내내 행복했다. 그간 따뜻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는데, 차가운 캐릭터는 오랜만"이라며 "안에는 마그마같이 끓고 있는데, 겉으로 드러내서 안되는 캐릭터였다. 꾹꾹 눌렀다가 비집고 나오는 감정을 연기하는 건 재밌었다"고 했다. 이어 "차경은 삶을 위해 사는 캐릭터가 아니라, 죽음을 위해 사는 캐릭터다. 이 삶은 어떨까를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설경구와 이하늬는 성별의 차이를 뛰어넘고 굵직한 액션신을 선보인다. 설경구는 "전혀 불편함은 없었다. 오히려 내가 힘에 겨웠다"며 "나는 기술이 없어서 힘으로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하늬는 "그 신을 후반에 찍었는데, 6개월 동안 그것만 생각나더라. 이것을 위해 내가 체력을 준비해야겠다 싶었다"며 "합을 맞추는 액션이 아니라 힘의 실랑이가 있어야 됐고, 감정도 들어가야 됐다. 트레이닝부터 힘들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역도산(설경구)과 맞서 싸워야 돼서 네가 죽거나 내가 죽는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했다.

이 감독은 "그 액션신을 구상할 때 원했떤 건 성별의 대결로 보이지 말자였다. 동등한 캐릭터고, 각자의 감정과 입장이 있으니 기세로 붙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설계했다"며 "설경구가 이하늬보다 피지컬이 좋지 않냐. 이하늬를 케어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액션을 찍는 순간 이하늬가 너무 세서 설경구가 걱정되더라"고 말했다.

배우 박소담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배우 박해수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박소담은 호텔로 끌려온 뒤에도 기죽지 않고 당한 만큼 갚아주는 정무총감 직속 비서 유리고로 분한다. 센 대사와 당찬 태도로 선배들에게 하극상을 하는 역할. 그는 "스스로 연습했을 때 오해를 살 만한 게 있더라. 내뱉지 못하고 연습했다"며 "촬영을 했을 때는 힘차게 했는데, 선배들이 잘 받아줘서 감사드린다"고 표했다.

유령 색출 작전의 판을 짜는 카이토 역을 맡은 박해수는 일본어 대사를 2주 만에 암기하는 저력을 보였다. 그는 "일본인이어서 도전하기 어렵고 무서웠다. 폐를 끼치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어떻게 보면 올림픽 준비하듯이 한 거다. 일본어 선생님과 밤낮없이 숙박하면서 만들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현장에서는 감독, 배우들 덕에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고 했다.

배우 서현우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서현우는 통신과 암호 해독 담당 천계장을 연기한다. 그는 묵직한 극의 분위기를 유머로 환기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는 "천계장이 작품 안에서 해야 될 몫이 있다고 생각했다. 조율하는 게 난이도 있었다"며 "장르의 분위기와 극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지만 숨통은 트이게를 기억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고양이를 사랑해서 집에 가야 되는 마음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항일 운동 속에서도 이기적이고, 삶을 살기 바쁜 인물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체중 증량도 했는데, 생각지 못한 제스처가 생겨서 재밌더라"고 미소를 보였다. 오는 18일 개봉.

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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