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 '출마'와 '출구' 사이 고심

지역구 신년회 참석해
"尹정부 성공 고민한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 자리에서 전격 사퇴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출마'와 '출구' 사이에서 여전히 고민이 큰 모습이다.

'사의 파동' 이튿날인 11일 공개 석상에서 '부위원장' 직위로 소개될 때마다 손사래를 쳤다. 자신의 지역구인 동작구 신년회와 여의도 중앙당사 서울시당 신년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고민한다"고 반복해 말했다. '설 전까지 출마 여부를 결정지을 계획이냐'고 묻는 질문에 "그렇게 하려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지난 10일 대통령실에 제출한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 "아직 (대통령실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동작구 신년회에서 나 전 의원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무엇을 선택할지, 우리 국민의힘의 미래에 무엇이 좋은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출마, 불출마에 대해 고심 중이란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선 이런 나 전 의원 행보를 의아스러워하고 있다. '사의' 파동 이튿날 당과 관련된 공개 석상에 아무 일 없는 듯 참석하고 정부와 대립각이 커진 상황에서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하루에 두 번이나 강조한 진심이 무엇인지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출마면 출마, 포기면 포기 어느 쪽인지 빨리 뜻을 밝혀야 하지 않겠나"며 "고민이 길어질수록 지금의 '비윤' 프레임에서 '반윤' 프레임으로 나 전 의원의 이미지가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1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나 전 의원의 저출산위 부위원장직 사의와 관련해 "의사를 타진한 정도일 뿐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아 재가할 게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나 전 의원이 출마를 포기할 경우를 대비해 사표 수리를 미뤄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나 전 의원은 동작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나 전 의원이 전날 대통령실에 문자와 유선으로 사의를 표시한 후 국민의힘 일각에선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커졌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당권 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김희래 기자 / 박윤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