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갈등 원베일리 '8월 입주' 늦어질 듯

공사비 증액·공기 연장
삼성물산, 조합에 요청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조감도.

삼성물산이 오는 8월 입주 예정인 래미안 원베일리(서울 서초구) 조합에 공사 기간 연장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삼성물산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이 단지 입주 예정일은 오는 10월 이후로 연기된다.

11일 삼성물산,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날 조합에 공문을 보내 공사 기간 2개월 연장을 요청했다.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은 조합원들에게 "공사기간 연장(2개월) 요청 문서가 접수됐다"며 "금년 8월 말 준공과 입주가 불가능하고, 10월 말에 가능하며 공기 연장에 따른 공사비도 증액해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8월부터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과 공사비 증액 협상을 벌였다. 삼성물산은 공사비를 기존 1조1277억원에서 약 1895억원 증액한 1조3172억원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공사비 인상 사유로 마감재 등급 상향, 커뮤니티 시설 증가 등이 알려진 가운데 증액 협상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물산은 공사비 협상과는 별개로 공사 및 입주 절차는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의 경우처럼 조합과 시공사 갈등이 불거지면 서로에게 부담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물산이 입장 변경을 공식화한 것은 외부 여건이 그만큼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장기화, 화물연대 파업, 감리자 교체 등으로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사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공문에 요청한 사항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조합과 상의해서 결정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은 다음달 말 신임 집행부를 선출하는 만큼 공사 완료 및 준공 시점에 대한 결론도 집행부 선출 이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초구 신반포 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래미안 원베일리는 최고 34층·23개동·2990가구 규모다. 분양 당시 높은 경쟁률로 마감돼 주목을 받았다.

[정석환 기자]